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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통증' 극대화한 美 보이콧…정상회담 3주만에 격랑 예고

송고시간2021-12-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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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미국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것) 방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미중관계에 한파가 예상된다.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가능 영역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공조하는 식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던 양국관계가 정상회담 이전의 갈등과 경쟁 일변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정부는 신장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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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경쟁 일변도의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방침 밝히는 미 백악관 대변인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방침 밝히는 미 백악관 대변인

(워싱턴 EPA=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12.7 sungok@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것) 방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미중관계에 한파가 예상된다.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가능 영역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공조하는 식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던 양국관계가 정상회담 이전의 갈등과 경쟁 일변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이번 결정은 중국의 '통증'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은 중국이 서방과의 갈등에서 양보할 수 없는 분야로 여기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보이콧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중국에 또 한번 '낙인'을 찍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정부는 신장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2월 올림픽 직전까지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다 조용히 고관을 파견하지 않는 '로우키'(low key·낮은 톤)식 대응도 옵션이 될 수 있었지만 대회를 2개월 앞둔 시점에 백악관이 공식 발표하는 형식을 택한 것은 테니스 스타 평솨이의 성폭력 피해 폭로로 가뜩이나 노란불이 켜진 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측면이 있었다.

자유·민주 진영의 리더 격인 미국의 외교 보이콧은 다른 서방 국가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리투아니아와의 외교관계 격하 등에서 보듯 중국과 유럽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으로선 보이콧 도미노를 우려하게 됐다.

또 미국이 9∼10일(현지시간) 중국은 배제하고 대만을 초청한 가운데 주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던 시점이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일단 중국의 반발과 후속 대응이 예상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보이콧 발표 이전인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포츠 정치화를 그만두고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이른바 '외교적 보이콧'을 중지함으로써 중·미 관계의 중요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의 대응으로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에서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 거론되지만 그 정도를 넘어 자오 대변인이 경고한대로 양국 간 대화와 협력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결국 미중관계가 지난달 16일(한국시간) 영상으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 첫 회담 이전 분위기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상회담 이전 미국은 중국과 '경쟁할 영역에서 경쟁하고, 협력할 영역에서 협력하고, 대항할 영역에서 대항하겠다'는 기조 하에 기후변화 등 필요한 영역에서의 협력을 제안했으나 중국은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기조 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랬던 양측에게 지난달 정상회담은 조그만 전기가 됐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였다. 미국 정상의 입을 통해 미국이 중국의 체제 전환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한 것이 의미가 작지 않았다는 평가다. 미국 측 발표에는 빠졌지만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최대의 미중 갈등 요인으로 부상한 대만 문제에서 시 주석이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됨에 따라 강경하기만 했던 중국의 대미 정책에 다소간의 여유가 생겼고, 그에 따라 양측이 협력 가능한 영역과 경쟁할 영역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상했다.

그런 터에 미국이 중국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만큼 중국은 정상회담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협력에 앞서 미국의 대 중국 적대 기조가 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직접 제안한 비축유 방출, 이란 핵 문제 등 당면한 현안에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불가피해 보이는 양측 간 갈등 고조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중국도 시 주석이 지난달 11일 '역사결의' 채택으로 독보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 상황에서 3연임(총 재임기간 15년으로 연장)이 결정될 전망인 내년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할 분명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상 통해 정상회담 하는 바이든·시진핑
화상 통해 정상회담 하는 바이든·시진핑

(워싱턴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루스벨트 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처음 열리는 것이다. 2021.11.16 sungok@yna.co.kr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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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8zKD-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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