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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겨울 파도에 모든 것 내려놓고~ 동계캠핑의 매력

송고시간2022-0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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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모기와 나방 같은 해충이 없는 동계캠핑은 색다른 매력이 있다.

팬데믹으로 최근 아웃도어 인구가 폭증하면서 안전에 대한 개념 없이 나섰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여행을 자주 떠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동해안 지역은 의외로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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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캠핑 매력적이지만, 텐트 내 화기 주의해야

(울진=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철썩철썩∼ 힘찬 동해파도 소리는 색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파도 소리에 잠을 청해본 기억이 있는가?

없다면 떠나보자, 동해로….

모기와 나방 같은 해충이 없는 동계캠핑은 색다른 매력이 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최근 아웃도어 인구가 폭증하면서 안전에 대한 개념 없이 나섰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저녁을 맞은 해빛뜰마을 캠핑장 [사진/성연재 기자]

저녁을 맞은 해빛뜰마을 캠핑장 [사진/성연재 기자]

◇ 의외로 따스한 동해 캠핑

여행을 자주 떠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동해안 지역은 의외로 따스하다.

태백산맥이 강한 북서풍을 막아주고, 동해에는 따스한 난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동해안 대부분이 팬데믹을 이유로 폐쇄가 됐지만,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캠핑장이 있었다.

경북 울진군 기성면의 '해빛뜰마을 캠핑장'이다.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세운 '해빛뜰마을영어조합법인'이 정부 보조사업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즉,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요금을 내는 캠핑장 부지에서 캠핑하는 사람들과 해변에서 무료 야영하는 사람들이 함께 캠핑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캠핑장으로 조성된 곳은 해송 아래 그늘에 잘 마련된 나무 데크가 깔려 있지만,

무료로 캠핑을 즐기는 구역은 그 앞쪽으로 바다와 더 가깝다.

작은 돔 텐트로 해변에서 간단한 세팅을 한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작은 돔 텐트로 해변에서 간단한 세팅을 한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사실 무료 캠핑 구역이 조망권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고민을 좀 하다 무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구역으로 갔다.

요즘 캠핑은 이른바 '뷰 맛집'을 찾아 떠나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동해 캠핑을 위해선 구매한 지 10년은 더 된, 단종된 텐트를 꺼냈다.

솔로 캠핑에 적합하고, 전실 공간이 있는 작은 텐트를 고르다 보니 당첨된 텐트다.

전실 공간은 보온을 위해 난로를 피려면 필요하다.

텐트 세팅은 익숙할 경우 20여 분이면 넉넉하다.

동계 캠핑은 짐이 많아지고 텐트가 커지므로 세팅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추운 겨울이기 때문에 세팅에 너무 체력을 많이 뺏기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그래서 수납 용기와 테이블을 겸할 수 있는 상판이 포함된 다용도 폴딩 박스인셸프 컨테이너를 가져갔다.

상자 모양이지만, 상판이 포함돼 옆으로 펼치면 즉석 테이블이 되거나, 장작 등을 담는 수납공간으로 펼쳐져 편리하다.

다용도 폴딩 박스로 테이블과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사진/성연재 기자]

다용도 폴딩 박스로 테이블과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사진/성연재 기자]

◇게으르니즘과 귀차니즘…동계캠핑은 그래도 돼

텐트를 설치하니 허기가 몰려왔다.

그래서 작은 테이블 위에 국산 캠핑용품 메이커에서 개발한 '쓰리웨이'를 꺼내 설치했다.

쓰리웨이란, 굽고 볶고 끓이는 세 가지 모드로 활용 가능해, 요즘 캠퍼라면 누구나 다 가진 모델이라고 한다.

쓰리웨이 가운데 요즘 민트색이 유행이라 해서 '쓰리웨이 민트'를 빌려왔다.

거창한 요리는 이제 사실 귀찮다. 그래서 주문해 온 탕수육에 밥만 넣어서 볶는, '탕수육 볶음밥'을 생각해 냈다.

이른바 '게으르니즘'에 흠뻑 빠진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식사라고 자화자찬하며 한 숟가락 입에 넣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각보다 맛있는데?' 볶음밥을 해치우고 나니 이제 뜨끈한 국물이 아쉽다. 라면을 꺼내 볶음밥을 한 쓰리웨이에 넣고 끓였다.

코팅이 잘 돼 있어 키친타월로 몇 번 쓱쓱 닦으면 깨끗해지므로 따로 설거지할 필요가 없다.

이른바 '귀차니즘' 신봉자의 설거지 방식이라 볼 수 있다.

탕수육으로 한 볶음밥 [사진/성연재 기자]

탕수육으로 한 볶음밥 [사진/성연재 기자]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일본 원정 캠핑 시 현지에서 구매해 온 무쇠솥에 만두를 볶았다.

서양식 무쇠솥은 '더치 오븐'으로 불리는데, 가끔 서부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모닥불 위에서 요리해 먹는 장면에 등장한다.

무쇠솥은 음식 재료 특유의 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무쇠솥은 코팅이 돼 있지 않아, 사용한 뒤 식용유를 두른 뒤 버너로 달구는 '시즈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실 '귀차니스트'들이 다루기에는 까다로운 요리기구다.

LED 촛불 [사진/성연재 기자]

LED 촛불 [사진/성연재 기자]

◇ 아재도 '감성 캠핑'에 도전해보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아기자기한 느낌을 강조한 집기류들로 캠핑하는 풍조를 '감성 캠핑'이라 부른다.

감성 캠핑 바람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일면서, 감성을 강조한 제품들도 많이 만들어졌다.

선뜻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세심한 데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이 아저씨 캠퍼도 감성 캠핑 흉내를 내보기로 했다.

텐트 옆면에 전구를 매다는 것이다.

연말연시 따스한 느낌이 드는 불빛 장식을 하는 것은 꼭 캠핑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볼 수 있지 않은가?

요즘은 감성 캠핑을 위해 건전지로 작동하는 LED 전구들이 잘 나온다.

1만∼2만 원만 투자하면, 아무리 아저씨라도 감성 캠핑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촛불 형태의 작은 LED 전구도 몇 개 마련했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마치 촛불이 흔들리는 듯한 효과마저 낸다.

텐트 바깥에서는 동해의 시원한 겨울 파도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품귀현상 빚는 등유 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품귀현상 빚는 등유 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 '갬성'도 좋지만, 안전이 최우선

참, 한가지 빠뜨린 게 있다.

난방에 관한 문제다. 아무리 동해 쪽이 따스해도, 이곳은 겨울 바다다.

그래서 난방 기구가 필수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등유 난로인데, 최근 그을음 발생이나 사망사고 발생 등으로 등유 난로 사용을 금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에서는 등유 난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춥다며 환기구를 개방하지 않은 채 부탄가스 버너를 틀거나 난로를 틀고 잤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초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작은 텐트를 사용하면서 난로를 사용할 때 발생한다.

소형텐트와 사망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작은 내부 공간은 아무리 작은 난로와 랜턴이라도 내부의 산소를 급속히 소진한다는 전문기관의 견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시험 검사처 관계자는 "사망사고가 난 소형 텐트의 면적을 토대로 계산을 해 본 결과 아무리 길게 잡아도 3시간 정도면 텐트 내부의 산소가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요즘은 보온성이 강화된 좋은 텐트가 많이 나와 입구만 막아버리면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체적이 높은 대형 텐트의 경우 산소량이 많은 데다 외부 공기가 드나들 환기창이 많아 일산화 중독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가장 안전한 것은 난로를 꺼놓고 잠을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풍로와 비슷한 방식으로 점화하는 등유 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풍로와 비슷한 방식으로 점화하는 등유 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실 이런 사고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팬데믹 영향으로 아웃도어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지만, 안전 상식이 없이 난로에만 의존해 캠핑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몸에 밀착해 체온을 유지해주는 침낭이다.

전문가들은 겉보기 번지르르한 캠핑보다 내실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럴듯한 텐트를 사기보다, 좋은 침낭을 장만하는 데 더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다운 침낭은 오리나 거위의 털로 채운 침낭으로, 사람 체온을 그대로 유지해준다.

장홍근 캠핑ABC 대표는 "오리나 거위 털 내부는 수많은 기공이 있어 온도를 잡아준다"면서 "과학기술의 발전도 아직 다운을 능가할 만큼 발달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통 동계캠핑에 사용하는 다운 침낭은 1천200~1천500g가량이다.

이번엔 겨울 해변에서 하는 캠핑이라 1천500g짜리를 준비해 왔다.

난로를 끄고 취침을 하는데도 더워서 침낭 지퍼를 내렸다.

다운 침낭 [사진/박정연 디자이너]

다운 침낭 [사진/박정연 디자이너]

◇ INFORMATION

캠핑장은 모두 28개 면이지만, 해수욕장 부지에는 제한 없이 무료로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

한겨울에도 온수가 나오는 샤워가 가능하다. (코인 샤워기 사용).

개수대는 냉수만 나오니 유의해야 한다.

해수욕장에서 캠핑할 경우 무료 캠핑이 가능하지만, 쓰레기봉투(500원)는 사야 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2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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