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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장産 제품 수입금지법'…태양광 공급망 직격하나

송고시간2021-12-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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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모든 신장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함에 따라 이 법이 실질적으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준비 기간을 거쳐 6개월 뒤 발효될 이 법은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 정부의 기존 대중 제재들이 특정 기관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도입이 미국의 대중 압박 방식에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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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세계 폴리실리콘·면화 각각 50%, 20% 생산

신장과 '부분 연관'도 금지…광범위한 중국 상품 수입규제 이어질 수도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의 사막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들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의 사막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들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모든 신장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함에 따라 이 법이 실질적으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준비 기간을 거쳐 6개월 뒤 발효될 이 법은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 정부의 기존 대중 제재들이 특정 기관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도입이 미국의 대중 압박 방식에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얼핏 보면 이번 법안 도입이 중국에 새로 주는 고통이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국의 서북 변방인 신장자치구는 인구가 2천600만명으로 다른 중국의 성(省)급 행정구역에 비하면 크게 적은 편이다. 신장 경제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에 그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미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신장의 핵심 수출품인 면화와 태양광 발전 패널 원료인 폴리실리콘 수출을 규제하는 개별 제재를 가하던 터였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신장 면화와 토마토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당시 제재의 초점은 세계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신장 면화에 맞춰졌다. 중국은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면화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이어 지난 6월 바이든 정부는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에 있는 기업인 허성(合盛·Hoshine)이 제조한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태양광 패널의 수입을 금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번 법안은 특정 대상이 아닌 신장 상품 전체를 원칙적 수입 금지 대상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제재의 효과가 전보다 훨씬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는 보고서에서 "이 법의 핵심은 기업이 미국에 수입되는 어떤 (신장) 제품도 강제 노동과 관련이 없다는 '명백하고 납득 가능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장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삼자의 감시와 확인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결백'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 법 도입이 특히 폴리실리콘 업계와 패션 등 면화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주면서 관련 업계의 공급망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PIIE는 "이 법은 (중국의) 조직적인 위구르족 및 다른 소수민족 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움직임"이라며 "그 영향으로 세계 면화 및 태양광 시장에 파문이 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그중에서도 특히 신장 지역은 세계 생산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의 만들 정도로 태양광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절대적이다.

폴리실리콘 시정 정보 업체인 베른로이터리서치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의 45%가 신장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신장이 폴리실리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지역이 풍부한 석탄을 이용해 전기를 싸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은 1천도 이상의 열을 가한 전기로에 원료인 규소를 넣고 99.9% 이상의 실리콘으로 정련해내는 과정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전기 요금이 생산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따라서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중국의 룽지(隆基·Longi)는 물론 세계 많은 나라의 태양광 패널 제조 업체가 허성 등 신장에 생산 기반을 둔 업체들로부터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다.

청정에너지 산업 조사 기관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세계에서 5대 폴리실리콘 공장 중 4개가 신장 지역에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태양광 발전 패널에서 중국산 폴리실리콘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지 않은 사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장 우루무치 국제바자르 모스크 앞 지나는 행인들
신장 우루무치 국제바자르 모스크 앞 지나는 행인들

[촬영 차대운]

아울러 미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신장 면화 및 관련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이 공급망 전반에 걸친 수입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 향후 의류 등 관련 산업에 끼칠 실질적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장 강제노동 금지법'은 신장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된 제품만 수입을 금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신장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 지역은 물론이고 세계의 모든 산업에 걸친 기업이 잠재적인 미국 수출 제한 위험을 피하려면 자사 공급망에서 신장 지역과 관련된 모든 요인을 능동적으로 배제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미국은 자국이 그간 추진해온 '신장 보이콧'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지난 5월 발간한 사회책임 보고서에서부터 협력사에 신장과 관련한 어떤 노동력과 상품도 쓰지 말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미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대비한 것으로 향후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계 모든 기업이 이런 행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신장 강제노동 금지법'이 구체적으로는 신장 지역에서 기반한 제품을 표적으로 삼고 있지만 각 산업 공급망의 복잡한 구조상 실제 적용과정에서 중국 제품 전반에 관한 수입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관련법 제정 동향을 다룬 기사에서 "새 법을 계기로 신장 면화와 토마토에 관한 앞선 미국의 수입 금지령이 태양광 패널에서 장난감, 티셔츠 이르기까지 이 지역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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