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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코앞인데…해 넘기는 대장동 윗선·50억 클럽 수사

송고시간2021-12-2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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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검찰이 지난 9월 말 시작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수사가 배임 윗선과 이른바 '50억 클럽' 실체를 밝혀내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석 달 가까운 수사 기간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이상 구속기소), 천화동인5호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 등 총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서로 공모해 화천대유·천화동인 1∼7호 등 민간업자들에게 수천억원대 이익이 돌아가게끔 사업 구조를 짜고, 공사 측에 그만큼의 손해를 가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특혜 배당 구조를 가능하게 한 '윗선' 의혹,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로비 대상으로 언급된 '50억 클럽' 의혹 규명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검찰은 지난 10월 성남시청 압수수색 이후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들을 참고인으로 꾸준히 불러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실무진에 불과해 현재까지 의혹 규명에 필요한 유의미한 진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최측근이자 대장동 관련 내부 문건에 결재·서명한 정진상 정책실장도 이달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정 전 실장은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을 중도 사퇴하게 한 배후로도 지목된 상태다.

그러나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스텝이 꼬이게 됐다.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이후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대장동 사업 주무를 맡았던 김문기 개발1처장도 지난 21일 숨진 채 발견돼 수사팀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처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추정돼 왔다.

'50억 클럽' 의혹 수사도 제자리걸음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말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25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로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청구한다는 계획이지만 한 달 가까이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곽 전 의원을 재소환하지도 않고 있다.

다른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머니투데이그룹 홍선근 회장 등도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최종 사건 처리까지는 더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대장동 '50억 클럽' (PG)
대장동 '50억 클럽'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의혹에 연관된 인물이 유력 대선 후보인 만큼 이번 수사가 시작부터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후보 간 접전 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조사 대상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진술들을 내놓겠냐는 것이다.

해를 넘기는 수사팀으로선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대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하루속히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다급함과 그 안에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만한 수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치권에선 특검론이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어 이번 수사에 검찰 조직의 자존심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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