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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뽑자 #병역] 월급 대폭인상·제대때 목돈…솔깃한데 문제는 재원

송고시간2022-01-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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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이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여겨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도 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병역 관련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모병제 도입 등 현역 충원방식에 대한 논의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입대가 머지않은 청년이라면 월급이나 병영생활관(내무반)과 같은 군 복무 여건 개선에 대한 공약에 관심이 더 갈 수밖에 없다.

군 복무가 학업이나 경력 단절, 사회 진출 지연 등 개인적인 희생과 손실이 뒤따르는 만큼 보상 강화나 병역부담 완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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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병사월급 200만원"·윤석열·심상정도 대폭 인상…군, 초급간부와 연계돼야

안철수 "전역시 사회지원금 1천만원"…여야 병역공약 '이대남' 표심 공략 통할까

제설작업하는 육군 장병들
제설작업하는 육군 장병들

지난해 3월 강원 인제군의 폭설 피해 마을에서 육군 3공병여단 장병들이 대민 지원에 나선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육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이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여겨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도 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병역 관련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모병제 도입 등 현역 충원방식에 대한 논의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입대가 머지않은 청년이라면 월급이나 병영생활관(내무반)과 같은 군 복무 여건 개선에 대한 공약에 관심이 더 갈 수밖에 없다.

군 복무가 학업이나 경력 단절, 사회 진출 지연 등 개인적인 희생과 손실이 뒤따르는 만큼 보상 강화나 병역부담 완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대선 후보들도 공히 병사 월급 대폭 인상을 공약하고 있다. 제대할 때 목돈을 안겨주겠다는 후보도 있다. 생활관을 카투사(주한미군 배속 한국군)처럼 2∼3명이 쓰도록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나왔다.

빛나는 청춘의 짧지 않은 기간을 복무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정당한 보상을 하고 집만큼은 아니더라도 쾌적하게 생활하도록 하자는데 싫다 할 사람이 있겠는가. 문제는 돈인데,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은 빠져있다.

◇ "최저임금 못 받는 병사 월급 현실화"…재원은 어떻게?

대선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병사월급 인상 공약을 제시하며 청년세대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2017년 기준 21만6천 원이었던 병장 월급은 올해 67만6천100원까지 올랐다.

병장 월급은 작년보다 11.1%나 인상됐지만, 여전히 최저임금(월 191만 원 수준)의 3분의 1을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입대를 앞둔 청년들이라면 월급 인상 공약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구체적 액수를 내세우며 선제공략에 나선 것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다. 그는 단계적으로 병사 월급을 인상해 2027년에는 20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병사 월급을 2030년대까지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긴 했지만, 아직 구체적 금액과 일정표는 내놓지 않았다.

병역 미필 '이대남'의 입장에선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공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학생 박모(20) 군은 "병역이라는 게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필요악' 같은 건데 이 정도는 주자고 사회적으로 합의한 최저임금 정도는 지급하는 게 맞다"며 "병사월급을 현실화하면 입영 기피 경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차기 정부 임기 말인 2027년까지 징집병 규모를 현재의 절반인 15만 명으로 대폭 줄인다는 공약이다. 단계적으로 병사 봉급도 인상해 2027년부터 월 200만 원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15만 명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3조6천억 원이 소요된다.

만약 2027년까지 상비병이 줄지 않고 30만 명 수준이 계속 유지되는 상태에서 200만 원으로 인상했을 때 인건비 소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작년에 상비병 30만 명 기준으로 2026년 병장 월급을 10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략 연간 3조6천억 원 규모다. 2026년까지는 상비병 30만 명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36만 명의 병사에게 67만여 원(병장 기준)의 월급을 지급하는데 총 2조4천억 원가량이 들었다.

그러나 20세 남자 인구가 계속 감소하기 때문에 현역 자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24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인력 연구센터 조관호 박사의 '미래 병력운용과 병역제도의 고민' 자료에 따르면 20세 남자 인구는 2020년 33만 명에서 2025년 23만 명, 2040년 13만5천 명 수준으로 감소한다.

조 박사는 "2025년 병역자원으로도 병력 50만 명을 유지하기 어렵고, 2030년대 초반까지 평균적으로 2~3만 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서는 병사 월급을 인상하면 소위, 하사 등 초급 간부 봉급도 상응해서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병사 월급만 올리다 보면 초급 간부와 별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후보들이 단순하게 병사 봉급 인상안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초급 간부 월급과 연계해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까지 공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병역 의무자에게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큰 방향 제시는 옳은 것 같다"면서 "초급 간부 봉급 인상과 연계해서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가 즐기는 군 장병들
여가 즐기는 군 장병들

군 장병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운영되는 생활문화체험 복합공간의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강원도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창업준비 지원, 전역시 1천만 원 목돈…"청춘 공백기 메우자"

윤 후보 공약 중에는 장병들의 미래설계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군대 내 '창업 지원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구상도 있다.

군 복무 중 학업·취업·창업과 연계해 자기 계발 기회를 늘리고 제대 후 창업을 하려는 병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것으로, 취지는 좋지만 지금도 이미 비슷한 제도들이 여럿 있어 신선도는 떨어진다.

병역을 마친 청년에게 1천만 원의 사회진출 지원금을 주겠다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도 관심을 끈다.

현재도 '장병내일준비적금'이라는 이름으로 장병이 월 40만 원씩 18개월을 납입하면 국가가 원리금의 3분의 1을 추가로 지원해 전역 때 1천56만 원을 갖고 갈 수 있는 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되는데, 안 후보의 공약은 별도로 1천만 원을 주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런 공약들은 청춘의 '공백기'로 인식되던 18개월(육군 현역병 기준)의 군 복무기간에도 청년들이 내실 있게 미래를 준비하도록 국가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윤 후보는 학군사관(ROTC)의 장교 의무복무 기간을 현행 28개월에서 24개월로 4개월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복무기간은 현역보다 10개월이나 긴데다 병사 복무 여건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불러온 ROTC의 지원자가 급감하는 현실을 타개하자는 것이다.

한 육군 고위 장성은 "일례로 서울대 학군단의 경우 과거 후보생이 200명이 훨씬 넘었는데 지금은 20명 채우기도 어렵다. 복무기간을 줄여 인재들을 학군단으로 유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어컨 설치된 병영생활관
에어컨 설치된 병영생활관

사진은 에어컨이 설치된 군부대 병영생활관의 모습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생활관 2~4인실로·휴대폰 사용 전면확대…사생활 중시 '이대남' 공략

병영 생활 여건 개선도 입대를 앞둔 청년층에겐 큰 관심사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내무반으로 불리던 병영생활관을 2~4인실로 전면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일반 육군 부대는 대부분 8∼10명가량의 분대 단위 인원이 하나의 생활관을 쓴다. 부대마다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병사가 2∼4인실 생활관을 쓰는 경우는 카투사 병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병사들 숙식 여건은 그동안 꾸준히 개선됐다.

병영생활관은 침상형을 침대형으로 바꾸는 작업이 지속해서 이뤄져 1인당 평균 생활면적은 현재 6.3㎡로 과거 침상형일 때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군의 한 영관급 장교는 "침대형 생활관 보급에 이어 현 8∼10인 다인실을 2∼3인실로 바꾸게 되면 아무래도 사생활과 개인의 자유를 특히 중시하는 MZ세대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도 생활관당 병사 수를 줄이려고 현재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부대의 생활관을 개편하려면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예산 확보 방안이 전제돼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외에 심상정 후보는 '휴대전화 사용 전면 자유화'도 공약했다.

현재 사용이 제한된 일과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으로 훈련소에서도 마찬가지다.

군 당국은 현재 휴대전화 사용 전면 자유화 여부를 놓고 여론을 살피고 있다.

육군은 15사단 기간병과 훈련병 등 총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 1차 시범사업을 내달 초까지 기한으로 실시 중이다. 군은 1차 운용 결과를 토대로 오는 3∼6월 2차 시범 운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휴대전화를 전면 자유화할 경우 지금도 문제가 되는 휴대전화 이용 사행성 도박이나 게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가족 등 외부와 소통으로 단절감을 없애 사건·사고를 줄이고 더욱 보람찬 병영 생활을 유도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yonglae@yna.co.kr

[그래픽] 대선후보 병역 공약 비교
[그래픽] 대선후보 병역 공약 비교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sungg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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