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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웃 새해소망] "그저 버텨온 2년…자영업자 보듬는 정책 기대"

송고시간2022-01-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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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옥(64)씨에게 2021년 한 해 소회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2년째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제한조치가 내내 이어지고, 경영난에 시달린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씨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았다.

최씨는 "다른 쪽에서 나올 수입이 없으니 그동안 들어 놓았던 보험, 적금 다 깨서 이것저것 메우는 데 썼다"며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에게는 은행 문턱이 높아서 은행 대신 친한 이웃에게 '얼마만 빌려달라'고 해 무이자로 쓰는 등 식으로 2년을 지내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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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식당 운영 최성옥씨 "차라리 장사 접을까 하다가도 단골손님 격려에 마음 바꿔"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그냥 버티고 있는 거죠."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옥(64)씨에게 2021년 한 해 소회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2년째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제한조치가 내내 이어지고, 경영난에 시달린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씨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았다.

"매일 장사가 잘되는 게 아니에요. 오늘 50만원어치 팔았다 해도 내일은 10만원밖에 못 팔기도 해요. 오늘 잘 팔아서 내일 메우고, 내일 내야 할 세금이 있으면 모레 또 장사가 잘돼서 메우고. 모든 자영업자가 그렇게 살아가요. 그런 데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를 못 하게 하니……."

남편 사업이 몰락한 뒤 식당을 차렸다는 최씨는 올해로 12년째 자영업자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는 장사가 잘돼 그럭저럭 먹고살 만했다고 한다. 아들이 외국에서 공부하게 돼 대출까지 받아 유학비를 댔지만 장사해서 번 돈으로 대출금을 갚고 생계도 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웃에게 급전을 빌리고 가족 도움을 받으며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다.

최씨는 "다른 쪽에서 나올 수입이 없으니 그동안 들어 놓았던 보험, 적금 다 깨서 이것저것 메우는 데 썼다"며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에게는 은행 문턱이 높아서 은행 대신 친한 이웃에게 '얼마만 빌려달라'고 해 무이자로 쓰는 등 식으로 2년을 지내온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최성옥씨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최성옥씨

[촬영 임기창]

손님이 주로 오는 시간대는 저녁이지만 최씨는 아침 일찍 가게로 나와 장사를 준비한다. 낮 손님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어쩌다 점심을 먹으러 와서는 낮술까지 한잔 걸치는 손님들이 오는 경우가 있어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아 매상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연신내 일대 식당 주인들끼리 '영업 안부'를 자주 묻는다고 한다. 최씨는 "위드 코로나 때 며칠 잠깐 매상이 오르다가 다시 오후 9시로 영업을 제한한 뒤 물어보니 어느 집은 하루 7만원, 어느 집은 12만원, 이렇게 얘기하더라"며 "'오늘 개시도 못 했다'고 할 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늘 '내일은 잘 되겠지. 오늘은 손님이 많이 오겠지'라는 희망을 품고 사는데 지금은 코로나가 과연 끝나기는 할지, 새해는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장사를 접고 배달 일이라도 할까, 혼자 별생각을 다 하지만 '그만두지 말라'는 단골손님들 말에 또 마음이 녹는다"고 했다.

최씨의 새해 소망은 "좋은 사람이 정치를 맡아 우리 서민들 잘사는 정책을 많이 내주는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지원정책이 없다며 그는 아쉬워했다.

"얼마 전 소상공인 보상금이 나왔는데 50만4천원이었어요. 2년간 장사 못한 보상이 그거예요. 새벽에 돈이 입금됐다고 문자가 오기에 잠결에 대충 봤더니 처음엔 504만원인 줄 알았지. 나보다 가게가 좁은데 재난지원금이나 소상공인 보상금을 한 번도 못 받은 사람도 있어요. 이의신청해도 안 되더래."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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