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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웃 새해소망] "속도 경쟁 너무 치열…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송고시간2022-01-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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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코로나 사태로 구직자들이 배달업에 대거 몰리면서 라이더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 1건이라도 더 배달하려는 라이더들 사이에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무리한 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다.

새해에는 배달업계의 속도 경쟁을 완화할 정책이 나와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를 윤씨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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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 12년차 윤영원씨 "사고 위험 줄이려면 안전운임제 꼭 필요"

배달 라이더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배달 라이더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에는 벌이가 더 좋았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다른 직업군에 계시던 분들이 많이 합류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잖아요. 지금은 죽을 맛이에요."

부산에서 배달의민족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라이더로 일하는 윤영원(39)씨는 라이더 경력만 12년 가까이 된다. 배달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인 그에게도 2021년은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 사태로 구직자들이 배달업에 대거 몰리면서 라이더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씨는 "코로나 초기 하루 주문량이 100건이고 라이더는 50명 수준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주문량은 200건인데 라이더는 4~5배 이상으로 급증한 상황"이라며 "2020년에는 일을 해볼 만했는데 지금은 라이더들이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배달업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해진 시간에 1건이라도 더 배달하려는 라이더들 사이에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무리한 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6개 배달플랫폼 업체에 등록된 기사 5천62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7%(2천620명)가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새해에는 배달업계의 속도 경쟁을 완화할 정책이 나와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를 윤씨는 바라고 있다.

"저희 피크시간이 저녁 기준으로는 오후 6~9시대인데, 하루 수입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그 시간대에는 죽자 살자 목숨 걸고 달리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사고도 자주 나요. 배달하다 음식 사고가 나도 라이더가 다 부담해야 하고요. 시간대별로 플랫폼에 접속 가능한 인원을 제한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근본적으로는 라이더들의 운임이 너무 낮은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윤씨의 주장이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에서 제시한 '안전운임제' 가 대안 중 하나다. 안전운임제는 운송원가 등을 기준으로 적정 운임을 산출해 라이더들의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속도 경쟁을 줄여 라이더들의 안전을 보장하자는 제도다.

윤씨는 "속도 경쟁에 구애받지 않고 교통법규도 잘 지키면서 하루 12시간이면 12시간, 10시간이면 10시간 일했을 때 매일 똑같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수입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안전운임제"라며 "지금처럼 무분별한 라이더 모집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 안전운임제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윤영원 라이더
윤영원 라이더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윤씨는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과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선정한 '2021 모범 라이더'로 뽑혀 지난해 말 상을 받았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중 교통사고나 교통법규 위반 경력이 없는 라이더에게 주는 상이다. 윤씨도 라이더유니온 부산경남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심한 성격' 덕분에 모범 라이더가 될 수 있었다는 윤씨는 배달 속도가 수입과 연결되는 라이더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입장이면서도, 다른 라이더들이 마음가짐을 조금만 바꾸면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며 일할 수 있다며 안전운전 동참을 당부했다.

"신호위반 같은 것도 처음 한 번이 어렵지, 반복되면 습관이 돼버려요. 사고가 나는 라이더들을 보면 신호위반이 가장 많아요. 사실 신호가 그렇게 길지도 않거든요. 신호를 위반해서 빨리 가봐야 3분인데 거기에 목숨까지 걸 필요 있나요. 그래봐야 수입은 담배 1갑 차이밖에 안 나요."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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