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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봉쇄 보름째 1천300만명 中 시안 "지나친 통제" 분노 고조

송고시간2022-01-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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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도시 봉쇄 보름째를 맞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방역당국의 초강력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안시 방역 당국은 지난해 12월 22일 밤 1천300만명의 전 주민에게 외출을 금지하는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내렸다.

1천300만명이 넘는 주민을 가둬두는 강력한 통제가 보름째 이어지면서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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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공급 차질, 심장병 환자 사망·산모 유산에 불만 쏟아져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도시 봉쇄 보름째를 맞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방역당국의 초강력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 봉쇄령' 속 핵산 검사받는 중국 시안 시민들
'코로나 봉쇄령' 속 핵산 검사받는 중국 시안 시민들

(시안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29일 시민들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소 앞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시안에서는 도시 봉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닷새 연속 150명을 웃돌고 있다. 2021.12.30
sungok@yna.co.k

◇ "집 밖 못 나가" 엄격 통제 속 집단감염 진정

시안시 방역 당국은 지난해 12월 22일 밤 1천300만명의 전 주민에게 외출을 금지하는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내렸다.

같은 달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급속히 번지더니 10여일 만인 21일 52명까지 불어났고, 출혈열 환자까지 겹쳐 일어나던 무렵이었다. 2020년 우한(武漢) 사태 이후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받는 시안의 전면 봉쇄 조치는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이틀에 한 번 가족 1명만 집 밖을 나갈 수 있을뿐 모든 외출이 금지된다고 시 당국은 발표했다.

이틀에 한 번꼴로 모든 주민에 대한 핵산 전수검사가 실시됐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은 별도의 격리시설에 수용됐다.

한때 175명에 달했던 1일 확진자는 점차 줄어 지난 5일 63명으로 감소하며 나흘 연속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 음식물 공급 차질·건강 코드 작동 안 돼 혼란 가중

그러나 1천300만명이 넘는 주민을 가둬두는 강력한 통제가 보름째 이어지면서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식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배고픔을 호소하는 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잇따라 올라왔다.

주문을 해도 배달원들이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어 음식이나 식재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식자재 부족 호소하는 시안 주민
식자재 부족 호소하는 시안 주민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빵 사진을 올리며 "먹을 것 때문에 걱정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이 빵을 먹으면 남은 빵이 겨우 하나뿐"이라는 글을 올리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안의 식재류 등 물품이 충분하다는 뉴스는 뉴스에 불과하다"면서 "정작 주민들은 충분한 물건을 공급받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출을 위해 필수인 휴대전화 건강코드가 2차례 셧다운 되면서 큰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만두를 사러 나간 주민이 방역요원들에게 구타당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심장병 환자 진료 못 받아 사망, 산모 병원 문 앞서 유산

융통성 없는 통제로 인해 심장병 환자가 숨지고 산모가 병원 문 앞에서 유산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여성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협심증 증세를 일으킨 자신의 아버지가 병원들의 진료 거부로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사망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의 아버지가 지난 2월 점심때 갑자기 협심증 증세를 일으켜 응급 구조 전화를 했으나 구조대의 챠량 지원을 받지 못했고, 어렵게 찾아간 병원에서는 중위험 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문 앞에서 보안 요원에게 제지당했다.

여러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거절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발병 8시간을 넘겨 겨우 수술대에 올랐으나 환자는 이튿날 새벽 숨을 거뒀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8시께 시안에서 한 산모가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으나 핵산검사 음성증명서가 없어 진료를 받지 못했다.

핵산 검사를 받고 병원 문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이 산모는 2시간 뒤 유산했다.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시안시는 6일 "심각한 사회적 영향을 끼쳤다"며 병원장을 정직 처분하고, 외래 진료과장 등 책임자들을 해임했다.

핵산검사 받는 시안 주민들
핵산검사 받는 시안 주민들

[글로벌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소셜미디어 통해 과도한 통제 비난 목소리 커져

일방적이고 과도한 통제에 대한 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봉쇄됐던 우한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당시 식자재가 부족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다"며 "지방 정부의 위기관리 수준 차이"라고 시안 당국을 비판했다.

한때 웨이보에는 '시안 식자재 구입난'이라는 해시태그가 화제로 떠올라 조회 수가 3억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심장병 환자의 사망과 산모의 유산 소식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며 "획일적, 행정편의적인 방역 대책이 생명을 앗아갔다"고 꼬집었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장쉐(江雪)는 웨이보에 올린 '장안(長安·시안의 옛 명칭) 10일-나의 봉쇄 열흘 일기'를 통해 방역 당국의 조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도시 봉쇄 및 외출 금지 상황 속에 시민들이 겪는 고충과 재난 속에 서로 돕는 모습을 소개하면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권력을 쥔 사람들은 이 도시에 사는 1천300만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행정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정부는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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