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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정치권 옮겨붙은 방역패스 논란…법원 판단 차분히 기다려야

송고시간2022-01-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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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대선 후보들의 관련 입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9일 "내일부터 '마트 갈 자유'조차 제한된다. 외식의 제한은 물론이고, 장을 봐 집에서 밥도 해 먹을 수 없게 하는 조치는 부당하다"면서 방역패스의 전면 폐기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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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방역패스 안내하는 백화점
[모멘트] 방역패스 안내하는 백화점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상점 등에 대한 방역 패스 적용 첫날인 10일 광주 서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방역패스 안내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면적 3천㎡ 이상의 대형 점포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 검사(PCR)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2022.1.10 [THE MOMENT OF YONHAPNEWS]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대선 후보들의 관련 입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예정대로 10일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한 것도 새로운 기폭제가 되는 듯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9일 "내일부터 '마트 갈 자유'조차 제한된다. 외식의 제한은 물론이고, 장을 봐 집에서 밥도 해 먹을 수 없게 하는 조치는 부당하다"면서 방역패스의 전면 폐기를 주장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도 '비과학적, 비합리적'이라는 취지로 방역패스 정책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방역패스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식당은 갈 수 있는데 왜 마트는 못 가지'라는 합리적 의문은 해소해야 한다"는 정도로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방역패스는 페널티가 아니라 인센티브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온도 차이는 있지만 주요 대선 후보 모두 현행 방역패스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방역패스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거리두기와 함께 주요 방역 정책의 하나로 방역패스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최근 학원과 대형마트 등을 적용 대상에 추가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생활필수품을 파는 시설인데다 식당·카페 등과 달리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출입 제한을 받게 된 미접종자들의 반발이 크다. 백화점·마트 종사자에게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모순으로 지목된다. 당국은 고용불안 문제를 고려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못 된다는 지적이 있다. 종교시설과 놀이공원, 워터파크 등이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 역시 형평성 논란을 일으킨다. 방역패스 확대 적용 첫날인 10일 전국 곳곳의 매장에서는 불편과 항의가 이어졌다. 매장들은 직원들을 출입구에 추가로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곳곳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했고 꼼꼼한 검사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3차까지 다 맞았는데, 지금은 접종 증명서가 없다"며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 저지하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안내 데스크에는 '미접종자는 정말 들어갈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 등 '백신인권행동' 회원 4명은 이날 청주시 서원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1시간 동안 성명서를 낭독하고 방역패스 반대 구호를 외쳤다. "식당에서는 혼자 마스크 벗고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물건을 사는 마트는 왜 출입을 제한하느냐"는 주장이었다.

정치권이 방역패스에 민감한 것은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일반 시민과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한 자영업자의 표심이 대선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이날도 방역패스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방역패스 확대 조치를 못 했더라면 현재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고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현직 의사 등 1천23명이 방역패스 전체의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에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진다. 사법부가 기본권 보장 등을 이유로 효력을 일부라도 정지할 경우 현행 방역 정책의 재편은 불가피해진다. 마트나 식당 등 대부분의 시설에서 방역패스 효력이 정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법부는 신속한 판단을 통해 작금의 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은 방역 정책의 효율성과 국민의 기본권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방역 정책의 혼란만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도 무책임한 주장을 쏟아내기보다는 법원 판단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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