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현장 작업자 "타워크레인 쪽 펑 소리 후 내려앉아"
송고시간2022-01-12 21:59
"콘크리트 타설 완료 후 최상층부 아래서 바닥 무너져"…무리한 하중 가능성 뒷받침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직전 타워크레인 쪽에서 큰 소리가 난 뒤 건물 바닥이 내려앉았다는 작업자 증언이 나왔다.
A씨는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친 후 붕괴를 목격하고 대피했다고 12일 밝혔다.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하고 보양 천막을 걷어낸 직후 타워크레인 방향에서 '펑펑'소리가 났고,건물 바닥판(슬라브)이 천천히 10cm가량 내려앉았다.
A씨는 "체감상 1∼2분 정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가 무서워서 계단을 이용해 대피했다. 27층 정도에 도착했을 당시 펑 하는 큰 괴성이 다시 한번 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아래층에 누가 있었는지는 몰랐고,함께 있던 동료 2명과 정신없이 대피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당국은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갱폼·Gang Form)이 무너지고 타워크레인 지지대(월 타이·Wall Tie)가 손상되면서 38∼23층 양쪽 외벽 등이 수직으로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다른 노동자 B씨도 "타설 작업자들로부터 상황을 들었는데 지붕 상판이 아니라 2∼3개 층 밑에서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터져 무너지기 시작했고 상판까지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A씨가 들은 소리는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찢어지는 형태로 파손될 당시 난 것으로 추정된다.
A씨 등 옥상 작업자들이 모두 대피할 수 있었던 점, 바닥판이 천천히 내려앉은 점 등을 보면 타워크레인 지지대와 연결된 2∼3개 아래층에서 붕괴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강풍 가능성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으로 제기한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하중 작용, 고정 또는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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