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연락두절에 선대위 해체까지…정의, 혼란속 돌파구 모색(종합)
송고시간2022-01-13 19:48
'칩거' 沈, 향후 행보 고뇌…여영국 "후보 기다려주는 게 맞아"
지도부, '선대위 해체' 먼저 결의하며 쇄신 기반 마련
중도사퇴 가능성엔 선그어…"잠시 멈춤, 심상정 믿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강민경 홍준석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전날 밤 돌연 모든 일정 중단을 통보하고 연락을 끊으면서 정의당은 13일 대혼란의 상황에 빠졌다.
정의당 지도부는 심 후보와의 연락이 닿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수습책을 찾지 못했다.
심 후보의 정확한 의중을 포함한 향후 당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심 후보의 사퇴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선대위 사퇴로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심 후보의 향후 쇄신 행보를 위한 길 터주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영국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심 후보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심 후보는 출근하지 않았다. 심 후보와 연락도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 대표는 이후 신언직 사무총장 등 당 집행부를 소집, 내부 논의를 마친 뒤 오전 11시 40분쯤 선대위 주요 보직자의 총사퇴를 결의하며 선대위 해체 결정을 내렸다.
선대위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심 후보의 사퇴 가능성은 일축하는 한편, 당원들의 불안을 달랬다.
여 대표는 이날 오후 KBS '디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제가 에둘러 표현은 드렸습니다마는 (심 후보가) '마지막 시대적 소임을 다 하겠다' 하는 것을, 저는 '끝까지 소임을 다 할 것이다' 이렇게 받아들였다"며 "그래서 후보 사퇴를 하거나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저는 후보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후보의 잠시 멈춤에 언론은 많은 억측을 쏟아내고 있지만, 더 단단한 걸음을 내딛기 위한 결단의 시간"이라며 "후보와 우리 당의 잠시 멈춤은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오후에는 당사에 머무르며 의원단 등 당 주요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현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당원들의 불안감을 달래는 쪽에 초점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내부적으로는 심 후보에게 '시간'을 주기로 하고, 심 후보의 자택을 찾아가는 등 무리한 접촉은 시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 대표 역시 이날 KBS 인터뷰에서 "지금은 후보가 온전히 좀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좀 기다려주는 게 맞겠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심 후보의 칩거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선이 50여일 남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현재와 같은 '진공' 상태를 오래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심 후보 측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은 결론이 나기 힘들지만, 아무리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심 후보가 결론을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심 후보는 이날 휴대전화를 꺼둔 채 경기도 고양시 자택 인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이승배(66) 씨는 이날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는 아침 일찍 나갔다"며 "본인이 잘 정리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방향이나 내용은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씨는 "(심 후보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국민들께서 더 살펴주셔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우리 역부족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심 후보 집 앞에는 당원들이 '힘내세요!'라고 쓰여 있는 플래카드를 걸고, 꽃바구니를 놓고 가기도 했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심 후보는 현재 심각한 지지율 답보 상태를 겪고 있으며, 이것이 칩거의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1천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2.2%를 기록했다. 대선 본선 돌입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조사에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는 3.2%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약진한 것과 대비돼 심 후보의 고심이 더 컸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유선 전화면접(17.4%)과 무선 자동응답(82.6%)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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