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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 안상휘 CP "웃음 잃은 정치풍자는 물백신이죠"

송고시간2022-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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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윤석열 후보 부부를 패러디한 'SNL 코리아' 오프닝이 매주 화제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tvN에서 아홉 개 시즌을 마치고 폐지됐다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지난해 부활한 'SNL 코리아'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NL코리아'가 국내 정치풍자 코미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안상휘 CP(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의 공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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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텔레토비' 잇는 대선후보 패러디 오프닝 인기몰이

"가장 핫한 이슈를 어떻게 웃음에 얼버무릴까 고민…균형감 신경"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26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10여 년간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정치풍자가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일종의 기준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정도를 알게 된 것 같아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윤석열 후보 부부를 패러디한 'SNL 코리아' 오프닝이 매주 화제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을 저격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여의도 텔레토비', 19대 대선에 선보였던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을 잇는 코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tvN에서 아홉 개 시즌을 마치고 폐지됐다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지난해 부활한 'SNL 코리아'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후보들의 '디스전'이 격화하면서 화제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SNL코리아'가 국내 정치풍자 코미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안상휘 CP(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의 공이 컸다. 'SNL코리아'를 처음 기획한 그는 tvN에서 제작사 에이스토리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만난 안 CP는 "'여의도 텔레토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정치풍자 콘텐츠가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느낌이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사실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오프닝은 지난해 9월 선보인 시즌1부터 기획했던 코너였지만, 지난달 시작한 시즌2에 와서야 선보일 수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크루들이 성대모사를 했는데 비슷하지 않아서, 그다음에는 성대모사는 비슷하지만 웃기지 않아서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시즌2 오프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들 불법 도박 의혹을 들춰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학력 위조 사과 기자회견을 재연하면서 속 시원한 웃음을 끌어냈다. 특히 김건희씨로 분한 주현영은 그의 헤어스타일, 옷차림을 똑같이 따라 하면서 화제가 됐다.

'SNL코리아'
'SNL코리아'

[방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안 CP는 민감할 수 있는 이슈를 다루는 데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정치풍자는 시대가 공감하는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SNL은 기본적으로 코미디이기 때문에 웃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봐요. 백신으로 치면 '물 백신'인 거죠. 웃겨야만 풍자로 남는다고 생각해요. 웃음 포인트가 한치라도 어긋나면 방청객들의 반응은 어김없이 싸해지죠."

정치풍자에 '웃음'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안 CP는 해당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핫한 이슈를 고르되 정곡은 찌르지 않기', '양쪽 진영의 균형감 유지하기' 이 두 가지를 고려한다고 했다.

그는 "웃음으로 승화하기 어려운 너무 치명적인 부분을 건드리게 되면 찔린 당사자는 물론 상대방이나 보는 사람도 통쾌하기보다는 불편할 수 있다"며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그 주의 가장 핫한 이슈를 다루면서도 예능적인 재미로 그걸 얼버무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쪽 진영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만 풍자가 집중되면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그러면 우리 프로그램을 편하게 볼 수가 없다"며 "원래 강자에 대해 약자가 하는 게 풍자지만, 지금은 군사정권과 같은 강자가 없고 정치 팬덤이 극과 극으로 나뉜 환경이라 균형감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후보 패러디 오프닝을 보고 피드백을 해온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TV가 아닌 OTT로 플랫폼을 옮겨가면서 부정적인 반응도 체감상 줄고, 제약에서도 많이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주현영이 인턴기자로 분해 정치권 인사들을 인터뷰하는 '주현영이 간다' 코너는 정치권에서 역으로 섭외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다. 이 코너의 경우 돌발 질문을 받은 정치인들의 반응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인터뷰 질문에 대한 사전 조율도 전혀 없다고 했다.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본부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6

안 CP는 "아무래도 OTT는 SNL의 정치풍자를 이해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선택해서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대선 후보의 방송 출연 규정 등에 대한 규제에서도 조금 덜 빡빡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정치계 이슈를 다루는 만큼 부담감은 여전히 큰 편이라고 전했다. 출연진에게는 애초에 온라인 반응을 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제작 과정에서 '이런 건 하면 안 된다'는 방식의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풍자가 아닌 비하로 비치지는 않을지 등을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점검한다고 전했다.

"정치풍자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어요. 다만 적어도 60% 이상의 다수가 편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자는 기준은 있죠. 아이디어 회의부터 녹화, 편집까지 연출진, 작가진, 쿠루들이 몇 번씩 고민하면서 리스크를 점검하면서 줄여나가요."

안 CP는 "'여의도 텔레토비' 때부터 욕도 많이 먹고, 사과도 많이 하면서 맷집을 길러왔다"며 "이제 SNL이 하는 정치풍자에 대한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 것 같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재밌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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