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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습지 지뢰로 의족 단 피해자 "무릎 밑 환상통 시달려"

송고시간2022-01-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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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지난해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에서 발생한 지뢰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피해자가 후유증을 직접 밝히면서 관리 책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27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 단체가 평화나눔회·DMZ평화네트워크와 함께 전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지뢰사고 실상과 대책마련 토론회'에 당시 사고 피해자인 김철기 씨가 참여했다.

이어 "무릎 환부 아래 부위가 아직 있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는 '환상통'에도 시달리고 있다"며 "의족을 달고 생활하는데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고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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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주최 토론회 참여…환경단체, 범정부 지뢰 대책 시급성 지적

김철기 장항습지 지뢰 사고 피해자
김철기 장항습지 지뢰 사고 피해자

[녹색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지난해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에서 발생한 지뢰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피해자가 후유증을 직접 밝히면서 관리 책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27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 단체가 평화나눔회·DMZ평화네트워크와 함께 전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지뢰사고 실상과 대책마련 토론회'에 당시 사고 피해자인 김철기 씨가 참여했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4일 장항습지에서 진행된 환경정화작업에 투입됐다가 지뢰 폭발로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사고 이후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쳐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 5㎝까지 절단했다"며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항습지 지뢰 사고
장항습지 지뢰 사고

(고양=연합뉴스) 지난해 6월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나 피해자 김철기씨를 소방 당국이 구조하는 모습. 2021.6.4 [일산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어 "무릎 환부 아래 부위가 아직 있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는 '환상통'에도 시달리고 있다"며 "의족을 달고 생활하는데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고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뢰 사고의 책임 규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장항습지는 시민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지역임에도 군에서는 지뢰 위험에 대한 아무 경고나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지뢰 폭발물 사고는 전쟁의 연장선으로, 제대로 안전관리를 하지 못한 국방부에 책임이 있지만 정작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번 사고 이후 고양시와 한강유역환경청 공무원 등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다.

장항습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기는 하나 민간 개방으로 관리 주체가 고양시와 한강유역환경청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씨가 참여한 장항습지 환경정화 작업은 고양시에서 보조금을 집행하는 사업이었다.

고양 행주산성 인근 한강 변에서 발견된 지뢰
고양 행주산성 인근 한강 변에서 발견된 지뢰

지난2020년 9월 28일 경기 고양시 한강 변에서 발견된 M14 대인지뢰.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사업을 위탁받아 해온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박평수 이사도 "사고 피해자의 수술이 끝나자 안내 문자 한 통 보낸 것이 군이 취한 조치의 전부였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는 "고양시 인근에서 지뢰 유실 사고가 계속 발생해 고양시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지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철기씨 이외에 다른 지뢰·폭발물 피해자 10명의 피해 증언 영상도 상영됐다.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군이 지뢰 제거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늘어날 것"이라며 "범부처·국제·민간협력을 권고하는 유엔의 국제지뢰행동표준이 있음에도 범부처 차원의 정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항습지 피해자가 증언하는 지뢰 사고 피해 실상과 대책 마련 토론회
장항습지 피해자가 증언하는 지뢰 사고 피해 실상과 대책 마련 토론회

[녹색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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