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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손녀 장난감 사서 기다렸을 텐데" 붕괴 피해 가족의 눈물

송고시간2022-01-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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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9일째인 29일, 피해자 가족들은 부쩍 한산해진 현장 주변을 보고 설 연휴 첫날임을 씁쓸하게 체감했다.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은 원치 않는다며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가족들은 이날 어렵게 마음 한 편에 담아둔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25일과 27일 건물 27∼28층에서 매몰된 상태로 발견됐지만, 아직 수습하지 못한 피해자의 가족들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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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19일째…매몰된 가족 기다리며 속만 태워

설 연휴에도 이어지는 기다림
설 연휴에도 이어지는 기다림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기자단이 대화하고 있다. 2022.1.29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출장을 많이 다니시니까 명절이 더 소중했죠. 4살 손녀 장난감 사서 기분 좋게 기다리고 계셨을 텐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19일째인 29일, 피해자 가족들은 부쩍 한산해진 현장 주변을 보고 설 연휴 첫날임을 씁쓸하게 체감했다.

양옆이 트인 낡은 텐트에서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한 피해자의 아들은 "아버지 생각이 더 난다. 처음에는 당연히 명절 전에 구조가 끝날 거로 생각했는데 19일이 지날 줄은 몰랐다"고 허탈해했다.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은 원치 않는다며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가족들은 이날 어렵게 마음 한 편에 담아둔 속내를 털어놨다.

소방설비 업무를 담당했던 피해자의 대학생 아들은 "사고 전 할머니 댁에 다녀오자고 하셨는데 중요한 시험을 앞둬 못 갔다"며 "갔더라면 사진이 남았을 수도 있고 추억이 더 많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훔쳤다.

그는 "사람들이 입주해서 살다가 사고가 났으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것"이라며 "정부가 더는 이런 일이 없도록 법을 제정하고 감시 체계를 확립해주길 바란다. 그게 아버지가 바라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매몰자 구조 시도 이어지는 광주 붕괴사고 현장
매몰자 구조 시도 이어지는 광주 붕괴사고 현장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 구조대원과 HDC 현대산업개발 측 작업자들이 29층 붕괴면 위에 올라 잔해 제거를 하고 있다. 사고수습 당국은 27∼28 잔해 속에서 발견한 매몰자 2명을 구조하기 위해 29층에서 진입로를 개척하고 있다. 2022.1.29 hs@yna.co.kr

지난 25일과 27일 건물 27∼28층에서 매몰된 상태로 발견됐지만, 아직 수습하지 못한 피해자의 가족들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27층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동생은 "아들처럼 대해주신 형님께 미안한 마음만 든다. 어떤 상태인지 모르지만 일단 빨리 보고 싶고 다른 분들도 다 모여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28층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부인은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만 자꾸 한다. 성실하게 일 한 것밖에 없는데…. 하루빨리 돌아왔으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구조대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사고의 책임이 있는 현대산업개발 등이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붕괴사고 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실 해체
광주 붕괴사고 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실 해체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9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기울어진 타워크레인의 조종실(운전실)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고수습 당국은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 등 잔해 제거에 1천200t 규모 이동식 크레인을 투입하고자 작업 반경에 걸림돌이 되는 타워크레인 상단부를 추가로 해체하기로 했다. 2022.1.29 hs@yna.co.kr

현대산업개발이 좀 더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진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가족들은 사고 발생 다음 날부터 정부 차원에서 나서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사고 13일째에야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꾸려진 후 쇠스랑 작업 현장에 1t 장비를 투입하는 등 조금 더 빨라지기는 했다면서도 더 속도를 내길 바라고 있다.

한 피해자의 가족은 "처음에 현장이 위험하고 6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말만 듣고 아무 요구도 할 수 없었다"며 "부디 우리의 이런 마음을 이용하지 말고 안전지대 수색 병행, 추가 장비 투입 등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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