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이집트 방문 기간 피라미드 비공개 관람(종합)
송고시간2022-02-03 14:51
靑 "이집트가 요청…외국 정상에 세계적 유산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당연"
"방한 국빈에게 경복궁 관람 제안했는데 거절했다면 어땠을지…"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기간에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관람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달 19∼21일 이집트에 머무르는 동안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피라미드를 둘러봤다.
관광 산업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요청한 일정으로, 비공개 공식 일정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여사는 경호팀 등 소수의 수행원만 대동해 이집트 문화부 장관의 영접을 받아 한 시간가량 피라미드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다른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라미드 관람에 동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집트는 애초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함께 피라미드를 방문해 주길 강력히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제껏 국빈 방문한 해외 정상 중 피라미드 방문 일정을 생략한 사례가 없다'며 이집트 측이 재고를 요청했고, 청와대는 고민 끝에 비공개를 전제로 김 여사만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탁 비서관은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상징으로, 자국의 세계적 문화유산을 외국 정상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집트의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일 것"이라며 "방한한 국빈에게 경복궁 등 유적 관람을 제안했는데 거절했다면 어땠을지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우리 국민이 얼마나 자부심을 가졌는지 기억해보라"라고도 했다.
이처럼 양국 우호 관계 증진 등을 고려해 김 여사가 피라미드를 방문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일정이었느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중동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만큼 방역을 고려해 일정 수행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집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기간 수행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방역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순방 수행단 중 일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청와대도 이 같은 우려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에서 처음에 이집트의 요청을 거절한 이유를 두고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됐다"고 적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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