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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학대 공식 사과

송고시간2022-02-0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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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기자
전성훈기자

"깊은 수치심과 슬픔…피해자에 진심 어린 용서 구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뮌헨 대교구를 비롯한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피해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베네딕토 16세는 8일(현지시간) 자신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를 통해 "가톨릭교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았기에 내 재임 기간 여러 곳에서 발생한 학대와 오류에 대한 고통은 더 크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여러 사도적 여정에서 사제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심각한 잘못의 결과를 마주해야 했고 아울러 우리가 이를 소홀히 하거나 그에 걸맞은 결단력과 책임감으로 이에 맞서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심각한 잘못에 빠져든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만남에서와 마찬가지로 성 학대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깊은 수치심과 슬픔을 표하고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성폭력 사건은 끔찍하고 돌이킬 수 없다"면서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 모든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는 뮌헨 대교구의 성 학대 사건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베네딕토 16세가 내놓은 첫 공식 사과 메시지다.

앞서 뮌헨 대교구 의뢰를 받아 사제의 성 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WSW 법무법인은 지난달 20일 결과 보고서를 내어 1945∼2019년 대교구 내에서 최소 497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운데 60%는 8∼14세 사이의 미성년자였다.

보고서는 특히 베네딕토 16세도 1977∼1981년 사이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최소 4건의 성 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교계 일각에서는 베네딕토 16세가 뮌헨 대주교 재임 당시의 과오에 대한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 표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더는 베드로의 직무를 수행할 힘이 없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600여 년 만의 일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사임 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 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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