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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진입로 없어 완공 1년 넘게 비어있는 2천세대 아파트

송고시간2022-02-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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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경기 용인의 한 민간 임대 아파트가 완공된 지 1년 넘도록 입주자 모집 공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된 진입로 부지가 인근 도시개발구역 내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시행자가 이 부지의 활용 권한을 가진 해당 개발구역 조합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진입로 개설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정문 바로 밖은 진입로 없이 야산으로 막혀 있고, 아파트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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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도시개발 조합과 진입로 개설 갈등…입주자 모집조차 불가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용인의 한 민간 임대 아파트가 완공된 지 1년 넘도록 입주자 모집 공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진입로 없는 삼가2지구 뉴스테이 정문
진입로 없는 삼가2지구 뉴스테이 정문

[연합뉴스]

계획된 진입로 부지가 인근 도시개발구역 내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시행자가 이 부지의 활용 권한을 가진 해당 개발구역 조합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진입로 개설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찾아간 용인시청 맞은편 삼가2지구 뉴스테이 아파트 단지.

아파트 공사는 지난해 2월 끝났으나 진입로가 개설되지 않은 탓에 지금은 공사 중 임시로 사용하던 도로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트 정문 바로 밖은 진입로 없이 야산으로 막혀 있고, 아파트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경계선 밖에서 단지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미 조경공사까지 끝나 당장이라도 입주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나 아직 상수도나 가스도 연결되지 않았다.

인근 주민 A씨는 "재작년쯤 공사 차량이 분주하게 드나들더니 작년 초 공사가 끝난 이후엔 입주도 하지 않고 그대로 텅 비어있는 상태"라며 "진입로 문제로 새 아파트를 썩히고 있다고들 하던데 마치 유령 아파트 같아서 동네 분위기도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대지 면적 8만4천㎡에 최고 38층짜리 13개 동, 1천95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8년 임대 후 분양을 조건으로 공급 예정인 민간 임대아파트다.

이 아파트 진입로가 개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행사와 진입로 개설 예정부지 활용 권한을 가진 인근 역삼도시개발지구 조합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2016년 삼가2지구 뉴스테이 사업계획을 승인하면서 '역삼지구 조합과 협의해 진입로를 개설하고, 입주 6개월 전까지 기반시설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했다.

이후 삼가2지구 측은 역삼지구 조합과 2018년 1월 진입로 포장 공사비 8억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2020년 9월에는 공사비 예상 총액(84억원)의 절반인 42억원을 내겠다고 재차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역삼지구 조합 내부 갈등으로 조합장이 여러 차례 바뀌고 현 집행부가 전 집행부의 합의 사항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진입로 개설 공사는 아파트가 완공된 지 1년이 넘도록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진입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해당 아파트는 완공 6개월여 전인 2020년 8월께 이뤄졌어야 할 입주자 모집 공고도 아직 못한 상태다.

진입로 없는 삼가2지구 뉴스테이
진입로 없는 삼가2지구 뉴스테이

[연합뉴스TV 제공]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 시행사 측은 입주 지연에 따른 금융 이자와 관리비용 등 금전적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현재 시행사 측은 기반시설 의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가2지구 뉴스테이는 총사업비 7천억원 중 70%를 넘는 5천억원 가량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 자금에서 조달된 사업이었다.

시행사인 동남현대의 지분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공공 부문이 60%, 시행 업체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등 민간이 40%를 보유하고 있다.

입주 지연 문제가 계속되자 용인시는 최근 시행사와 조합에 중재안을 보낸 뒤 오는 17일까지 의견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중재안에는 양측이 공사비를 절반씩 부담하겠다고 합의하고 비용을 지급하면 시가 위·수탁 형식으로 직접 진입로 공사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용인시 관계자는 "민간의 영역이어서 그동안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 어려웠으나, 완공 1년이 지나는 동안 합의에 진척이 없는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안을 마련했다"며 "양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이번엔 합의에 이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2016년 조건부 사업승인 당시 역삼 조합의 땅에 진입로를 개설하라고 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는 없다"며 "건축법상 도시계획도로가 아직 개설되지 않았더라도 도로 계획만을 근거로 허가를 해주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야산에 막힌 삼가2지구 뉴스테이 정문
야산에 막힌 삼가2지구 뉴스테이 정문

[연합뉴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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