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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출간…"서양 중심 사고 벗어나야"

송고시간2022-02-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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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이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진 사회평론 교양서 시리즈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이 서양미술과 클래식에 이어 동양미술 책으로 돌아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저자인 강희정 서강대 교수는 14일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는 서양에 경도돼 있어서 서양 가치관으로 사고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동양을 알지 못하면 서양 중심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서양 쏠림'과 '동양에 대한 무관심'을 타파하고, 사고와 인식을 확장해 줄 책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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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정 서강대 교수 집필…"외우는 역사 탈피하려고 사진 많이 넣어"

"동양에서 '미술' 개념은 근대에 확립…융통성·유동성 있어"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쓴 강희정 교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쓴 강희정 교수

[사회평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난처한'이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진 사회평론 교양서 시리즈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이 서양미술과 클래식에 이어 동양미술 책으로 돌아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저자인 강희정 서강대 교수는 14일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는 서양에 경도돼 있어서 서양 가치관으로 사고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동양을 알지 못하면 서양 중심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술사학자인 강 교수는 한국미술사를 포함한 동양미술사를 폭넓게 연구해 왔고,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썼다. 그는 두 권으로 구성된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에서 인도와 중국 미술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1권 '인도, 문명의 나무가 뻗어나가다'는 인더스 문명, 불교와 스투파(탑)·불상 탄생을 다뤘다. 2권 '중국, 사람이 하늘을 열어젖히다'는 황허(黃河·황하) 문명부터 한나라 시기까지 미술을 정리했다. 인도와 중국 문명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 등도 문답 형식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는 "동양철학이 고리타분하고, 동양 종교는 미신적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가 동양에 살면서도 동양미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현실을 거듭 지적했다.

"도자기를 말하면 보통 나오는 이야기가 청자, 백자죠. 그게 전부입니다. 흔히 달항아리가 한국의 미를 구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과연 동양 도자기의 정수라고 볼 수 있을까요. 동양 도자기를 모두 달항아리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강 교수는 유럽이 중국 도자기와 비단, 동남아시아 향신료를 얻기 위해 동양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동양미술을 알면 유럽의 동양 착취 배경이 무엇인지, 일본 회화 양식인 우키요에가 어떻게 서양미술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서양 쏠림'과 '동양에 대한 무관심'을 타파하고, 사고와 인식을 확장해 줄 책이라고 역설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쓴 강희정 교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쓴 강희정 교수

[사회평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는' 그림과 사진이 풍부하게 들어간 점이 특징이다. 글보다 시각 자료를 넓게 배치한 쪽이 적지 않다.

강 교수는 '포류수금문 정병'이나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같은 어려운 용어를 외우는 역사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수학은 풀면 되고 화학은 기호를 외우면 되지만, 미술은 글로 이해되지 않아서 시각 자료를 많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양에서는 '미술'(美術)이라는 개념이 근대에 확립됐고, 서양과 비교하면 미술이라는 말의 내용이 생물처럼 변화해 융통성과 역동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술은 일본에서 1870년대에 만들어진 신조어로, 이전 중국 문헌에는 나오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미술이 아니라고 생각한 보자기, 베갯잇, 안경집이 지금은 전부 미술에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서양미술과 대비되는 동양미술 특징에 대해서는 "인과응보 같은 교훈을 주는 미술이 발달했다"며 "전제 왕권에 바탕을 두고 거대한 기념물을 건설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2년간 매달린 집필 작업이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여력이 된다면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동남아시아, 일본 미술에 관해서도 쓰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을 즈음해 국내에 반중, 반일 정서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미술 사이에 친연성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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