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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털어낸 김보름…승소 후 "이제 진짜 보내줄게…안녕, 평창"

송고시간2022-0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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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강원도청)이 노선영(은퇴)을 상대로 한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심경을 밝혔다.

김보름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전날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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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상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위자료는 기부"

"베이징올림픽 매스스타트 D-2!…밝은 모습 보여드릴 것"

SNS로 심경 밝힌 김보름
SNS로 심경 밝힌 김보름

[김보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강원도청)이 노선영(은퇴)을 상대로 한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심경을 밝혔다.

김보름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전날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 중인 김보름은 재판부의 판결을 접한 뒤 "죽기 살기가 아닌, 죽어보자 마음먹고 평창 올림픽을 준비했었다. 2018년 2월 24일. 내 몸은 내가 노력했던 그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며 4년 전을 떠올렸다.

당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김보름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메달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쏟고는 빙판 위에서 국민에 사죄의 절을 올렸다.

닷새 전이던 2018년 2월 19일 여자 팀 추월에서 '왕따 주행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큰절하는 김보름
[올림픽] 큰절하는 김보름

(강릉=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18년 2월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김보름이 은메달을 획득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2018.2.24 pdj6635@yna.co.kr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강원도청)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처져 들어왔는데,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인터뷰 태도 논란까지 불거져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김보름은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SNS에 "(평창 올림픽)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위자료로 받게 될 금액은 기부할 계획이다. 내가 겪은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 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생각에 잠긴 김보름
[올림픽] 생각에 잠긴 김보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보름이 16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공식 훈련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2022.2.16 saba@yna.co.kr

물론 4년 전의 고통을 완전히 털어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김보름은 그간 평창 대회의 시간 속에 머물러 있었다며 "그때의 아픈 감정은 세상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이 안 될 만큼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공황장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한 트라우마까지 생겨 아직도 경기 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재판을 통해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랜 김보름은 이제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렇게 지나간 나의 평창올림픽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고, 경기는 이틀 뒤로 다가왔다. 비록 4년 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냈던 선수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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