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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시진핑과 푸틴 밀월의 부작용…중국 외교는 '진퇴양난'

송고시간2022-03-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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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서 러에 거리두자는 주장은 시진핑에 대한 반기"…정책 유연성 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정책적인 유연성을 발휘할 공간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일방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던 중국이 최근 대화를 촉구하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지만, 실질적으론 진퇴양난의 상태라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NYT는 지난달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중국의 퇴로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요구를 반영한 이 같은 성명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누구의 편을 들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독일 마셜 펀드의 앤드루 스몰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지지가 없더라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수 있지만, 중러 공동성명은 러시아에 침공의 정당성을 제공해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사회뿐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 주석의 입장이 분명하게 수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지 W. 부시 및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담당 국장을 지낸 폴 핸리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현재 중국 내부에서 러시아와 가까이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상 최고지도자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3연임을 앞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이에 어긋나는 정책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도 거부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에게 전쟁 방지 노력에 동참해 달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오히려 중국은 이 같은 자료를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감안한 듯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왕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평화협상의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입장변화에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냉담한 반응이다.

키이우(키예프)의 외교정책 연구기관 우크라니안 프리즘의 세르기 게라심처크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와 거리를 두려고 해도 너무 늦었다"며 "중국 정부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쪽과 관계를 강화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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