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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이란전'표 중고거래로 샀는데 "결제창이 가짜라니"

송고시간2022-03-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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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지난 24일 열렸던 카타르 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이란전'표를 판매한다고 홍보한 뒤 가짜 결제 사이트로 입금을 유도한 사기 수법이 적발됐다.

이들은 전자상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에스크로(escrow)' 서비스의 허점을 노렸다.

지난 22일 사기 피해를 본 김영훈 씨는 "공식 예매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이란전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중고거래 사이트에 시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표가 올라와 있어 구매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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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결제 사이트' 만들어 송금 유도한 '파밍' 사기

축구 티켓값 100만원에 정보 유출까지…"타 품목으로 확대될 수 있어" 주의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김영훈(가명·30대)씨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성진우 인턴기자 = "'네이버 페이' 안전거래 결제창이랑 정말 똑같이 생겨서 의심 없이 이란전 티켓값 100만 원을 송금했어요."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지난 24일 열렸던 카타르 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이란전'표를 판매한다고 홍보한 뒤 가짜 결제 사이트로 입금을 유도한 사기 수법이 적발됐다.

온라인 중고거래 (PG)
온라인 중고거래 (PG)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이들은 전자상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에스크로(escrow)' 서비스의 허점을 노렸다. 에스크로란 전자 상거래 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제삼자가 결제 대금을 잠시 맡아주고 구매자가 승인했을 때 실제 송금이 이뤄지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들은 국내 대표적인 에스크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 안전거래와 똑같이 꾸민 결제 사이트를 만들어 구매자가 결제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직거래와 전화 통화를 피하고 일부러 카카오톡으로만 대화했다.

피해자들은 평소 온라인으로 결제하듯 별 의심 없이 판매자가 보낸 링크로 접속해 돈을 송금했다.

김영훈 씨가 사기범과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김영훈 씨가 사기범과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김영훈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2일 사기 피해를 본 김영훈 씨는 "공식 예매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이란전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중고거래 사이트에 시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표가 올라와 있어 구매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카카오톡으로 안전거래 결제 링크를 받았는데 누가 봐도 네이버 페이 결제창과 똑같아 의심할 수 없었다"면서 "25만 원짜리 '프리미엄존 A좌석' 4장을 구매해 총 100만 원을 송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제 직후 이상한 점을 눈치챘지만 이미 사이트는 접속 불가고 판매자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이란전 티켓 판매글.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이란전 티켓 판매글.

[네이버 카페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결제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밖에 없어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피해자들은 가짜 사이트에서 로그인과 결제를 진행하며 이름, 계좌번호, 전화번호, 네이버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입력했다.

김씨는 "사기 피해 직후 포털 회원 정보를 수정했다"면서도 "온라인상에서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똑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아 어떤 경로로든 추가적인 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범행에 사용된 계좌 명의자가 울산 거주자로 확인돼 피해 사례를 모으는 중"이라면서 "대략 30만~50만 원 정도의 피해 사례가 총 37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이란전 입장 기다리는 축구 팬들.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이란전 입장 기다리는 축구 팬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사기 수법은 과거 국세청, 은행 등 금융기관인 것처럼 보이도록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개인 정보를 빼내거나 악성코드를 까는 '파밍(pharming)' 사기와 유사하다.

파밍 사기가 온라인 중고거래로 확대된 만큼 전자상거래 시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거래는 보통 큰 금액이 오가지 않기 때문에 부주의한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사기 수법이 다른 중고 물품으로 확대될 수 있어 직거래를 피하거나 링크를 보내올 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jw020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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