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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다시 만나 기뻐요"…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 입국

송고시간2022-03-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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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3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우크라이나발 항공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70) 씨는 초조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은 한 씨의 며느리 손잔나(46) 씨와 손녀인 샤하이 비올레타(21) 씨 등 고려인 동포 16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한국에 오기로 한 날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피란길에 오른 고려인 동포들은 최근 광주 고려인 마을 등의 지원을 받아 국내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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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려인 단체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 16명 들어와

"전쟁 없는 한국 와 마음 놓이지만, 우크라이나 남은 가족 걱정에 눈물"

(영종도=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그냥 무사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좋겠어요."

3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우크라이나발 항공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70) 씨는 초조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은 한 씨의 며느리 손잔나(46) 씨와 손녀인 샤하이 비올레타(21) 씨 등 고려인 동포 16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한국에 오기로 한 날이다.

30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도착 예정인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오른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30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도착 예정인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오른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한 씨는 조카 손녀인 강 마리나(12) 양과 함께 비행기 도착 예정 시간인 오후 4시 55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얼마 전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미어졌다"며 "다른 가족은 무사히 탈출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눈물 지었다.

2017년부터 인천 고려인 마을에 사는 그는 "부디 건강한 몸으로 재회하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 5명도 하루빨리 상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도착 예정인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왼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30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도착 예정인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왼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피란길에 오른 고려인 동포들은 최근 광주 고려인 마을 등의 지원을 받아 국내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들이 국내 고려인 단체의 지원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광주 고려인 마을 관계자는 "당초 20여 명이 입국 예정이었지만, 비자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탓에 다소 인원이 줄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과 재회한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왼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과 재회한 고려인 동포 한 아리나(왼쪽) 씨와 강 마리나 양. [촬영 이상서]

한 씨가 공항에 도착한 지 3시간이 지난 오후 7시 10분께 입국장을 통해 손잔나 씨와 샤하이 비올레타 씨가 나타났다.

달려간 한 씨는 손 씨의 등과 어깨를 손으로 여러 차례 쓸어내리면서 "정말 다행이다", "건강해서 다행이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강 양은 "이모를 처음 뵀지만, 할머니가 기뻐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손 씨는 "우크라이나 내전 등으로 2014년 이별한 뒤 8년 만에 재회한 것"이라며 "전쟁이 없는 안전한 한국에 와서 마음이 놓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많은 어려움을 딛고 한국에 오게 해준 광주 고려인 마을 구성원을 비롯한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비올레타 씨도 "총성이 들리지 않는 한국에 도착한 것은 기쁘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남자친구와 친척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사람들의 십시일반 도움이 있었다.

광주 고려인 마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가족을 두고 온 국내 고려인 동포들을 위해 기부의 손길이 잇따랐고, 항공편과 생계비 지원 등에 며칠 만에 후원금 3천여만원이 모였다.

신조야 고려인 마을 대표는 "한국에 오길 희망하는 우리 동포가 한 명이라도 있을 때까지 도움을 계속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100명 정도가 더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기다리는 동포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기다리는 동포들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30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광주 고려인마을 통역사 등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동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22.3.30 kane@yna.co.kr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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