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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교육공백' 현실화…인력난에 수업결손 심화

송고시간2022-04-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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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일선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우려했던 '교육 공백'이 현실화했다.

수업·급식·돌봄을 아우르는 학교 현장에서는 연일 인력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학습 결손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7일 "코로나19에 걸린 교사에게 직접 대체자를 구하라고 하는 경우도 꽤 있다"며 "교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인력충원이 어려워 교사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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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어요"…학력저하 우려 속 급식·돌봄 차질

각 교육청, 수업 지원단 구성…기초학력 지원책 마련

대체 인력으로 투입돼 수업하는 장학사
대체 인력으로 투입돼 수업하는 장학사

[경남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종합=연합뉴스) 일선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우려했던 '교육 공백'이 현실화했다.

수업·급식·돌봄을 아우르는 학교 현장에서는 연일 인력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학습 결손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택치료 및 가정학습 중인 학생들의 빈자리
재택치료 및 가정학습 중인 학생들의 빈자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교사가 없어요"…1주일에 29시간 수업도

최근 경기 남양주시의 한 고등학교는 코로나19 여파로 통합과학 대체교사를 뽑는 공고를 6번이나 냈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이 학교 교감이 수년 전 퇴직한 교장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어렵게 그를 대체교사로 채용할 수 있었다.

전북에서는 대체인력이 부족해 교사들이 주당 평균 29시간 수업을 했고,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개학을 전후해 확진된 교사 6명이 직접 원격수업해야 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7일 "코로나19에 걸린 교사에게 직접 대체자를 구하라고 하는 경우도 꽤 있다"며 "교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인력충원이 어려워 교사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수업 차질에 학생 감염이 늘면서 전반적인 학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수업의 비중이 대폭 확대된 데다 확진·격리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지역 중학교 382곳의 2018∼2020년 1학기 학업성취 등급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중학교 2학년의 중위권 비율이 교과 평균 12.2%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하위권 비율은 모든 과목에서 늘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난독증이 의심된 초등학생이 2020년보다 12명(5%) 증가했고, 인천에서도 작년 난독증 지원자로 선정된 초등학생이 2020년보다 25명(28.4%) 늘었다.

광주에 거주하는 고교생 학부모 김모씨는 "다음 달 말 중간고사를 치르는 아이가 코로나에 확진돼 자가격리를 했다"며 "격리 내내 인후통에 시달린 아이가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속상해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새 학기 앞두고 급식실 청소
새 학기 앞두고 급식실 청소

[공동취재]

◇ 급식·돌봄 인력난에 교복 생산도 차질

급식과 돌봄 현장에서도 대체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초 조리실무사 11명 중 4명과 급식 배식원 2명이 모두 감염됐다.

하지만 전교생 중 3분의 2만 등교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교 측이 대체인력을 구하지 않으면서 나머지 조리실무사들이 정상 급식을 이어가야 했다.

다른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는 확진자 대체강사를 구하지 못해 돌봄전담사 2명이 3개 반을 번갈아 챙기는 상황이 빚어졌다.

교육 공무직 인력풀만 따로 운영하는 교육청이더라도 등록 인원 자체가 적거나, 성범죄 전력 조회 등의 채용 절차에 시일이 걸려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각 지부는 급식실 종사자나 돌봄전담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교원과 달리 인력풀이 미비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학비노조 제주지부는 "교육청이 대체 인력풀을 운영한다지만 그마저도 학교에서 취합한 명단을 다시 뿌려주는 형태로 공백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확진된 당사자가 인력을 수소문해 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로 교복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나왔다. 대전 삼천중학교는 지난 2월 "코로나19로 교복 생산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올해 신입생들은 다음 달 18일까지 사복을 입고 등교하라"고 공지한 바 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 확대가 어렵고 인력이 달린다며 교복 납품기한을 늦춰달라는 한국학생복산업협회 요청으로 교복업체와 일선 학교가 협의 중"이라며 "사복 등교 방침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실 방역
교실 방역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수업지원단으로 대체인력 보강…기초학력 지원도

각 시·도 교육청은 확진 교사의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교육전문직이나 퇴직 교원 등을 동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유치원과 초등·중등·특수 교육전문직 300여명을 한시적인 대체 강사로 투입하기로 했다. 퇴직 교원과 교원자격증 소지자, 휴직·파견 교사, 마을강사 등 모두 800여명의 강사 인력풀도 추가로 확보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육전문직과 기관 배정 교사 등 352명으로 긴급 교수인력지원단을 구성했으며, 세종시교육청도 135명 규모의 비상수업지원단을 꾸렸다.

학습 결손을 줄이고 기초 학력을 보충하기 위한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문해력·수리력 향상을 위한 학습 역량 프로그램을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올해 학교 15곳에서 문자 해득과 기초 수 감각 지도를 위한 기초학력 전담 교사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가 직접 보충지도를 하는 '키다리샘' 제도를 만들어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6명 안팎의 소그룹으로 맞춤형 지도를 받도록 했다.

아울러 모든 학급에서 또래활동 학급 프로그램을 운영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도연 김용태 김준호 전지혜 김도윤 변우열 최영수 김선호 김동민 최종호 전승현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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