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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하늘 경계조차 모호"…양구 산불 연무 탓에 헬기 진화 중단

송고시간2022-04-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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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양구군청 개청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양구 산불 이틀째인 11일 최병암 산림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연무 때문에 헬기가 투입되지 못해 산불 진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날이 밝자마자 진화될 듯했던 양구 산불은 나무 등이 타면서 발생한 짙은 연무에 발목이 잡혔다.

양구군 국토정중앙면(남면)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은 전날만 해도 땅과 하늘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었지만, 이날 오전에는 아예 뿌연 연무가 뒤덮어 하늘과 땅의 경계조차 모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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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27대, 시야 미확보로 못 떠 지상 진화 총력…진화율 40%

개청 이래 최대 산불에 주민들 밤새 아연실색…"팔십 평생 처음"

(양구=연합뉴스) 이해용 이재현 기자 = "땅과 하늘의 경계조차 모호할 정도로 연무가 짙어 사실상 헬기 진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짙은 연무에 갇힌 양구 산불 현장
짙은 연무에 갇힌 양구 산불 현장

(양구=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양구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11일 오전 국토정중앙면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위)이 짙은 연무에 갇혀 있다. 아래 사진은 전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 모습. 2022.4.11 dmz@yna.co.kr

양구군청 개청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양구 산불 이틀째인 11일 최병암 산림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연무 때문에 헬기가 투입되지 못해 산불 진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산불 현장은 남서풍이 초속 4m가량으로 바람이 약하게 불면서 연무가 걷히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전 6시부터 투입된 진화 헬기가 뜨지 못해 진화 작업이 소강상태고 진화율은 4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날이 밝자마자 진화될 듯했던 양구 산불은 나무 등이 타면서 발생한 짙은 연무에 발목이 잡혔다.

산림 당국은 이날 날이 밝자마자 헬기 27대와 인력 1천3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중 주불 진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짙은 연무 탓에 헬기 진화는 사실상 중단돼 지상 진화인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양구군 국토정중앙면(남면)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은 전날만 해도 땅과 하늘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었지만, 이날 오전에는 아예 뿌연 연무가 뒤덮어 하늘과 땅의 경계조차 모호한 상황이다.

밤까지 이어지는 양구 산불
밤까지 이어지는 양구 산불

(양구=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10일 오후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 이어져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4.10 jlee@yna.co.kr

연무를 뚫고 산불 진화대원들이 투입돼 쉴 새 없이 갈고리와 삽 등으로 화두 진화에 나섰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화선에 체력마저 고갈돼가고 있다.

육군 3군단도 200여 명의 장병을 도보 진입이 가능한 죽곡리 야산 지역에 투입, 등짐펌프와 갈퀴로 불을 제거하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수복지역인 양구는 군청 개청 이래 가장 큰 산불이 난 것으로 주민들은 밤새 아연실색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25호를 보유한 양구읍 송청리 심곡사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불 머리가 밤새 드나들면서 집을 집어삼킬 듯 위협해 한숨 못 잤다"며 "팔십 평생 양구에서 이렇게 큰 산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전까지도 집 바로 앞에 있는 밤나무 숲까지 화마가 번졌는데 소방대원과 마을 주민 도움으로 가까스로 집을 지킬 수 있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양구군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이번 산불은 지난 10일 오후 3시 40분께 양구읍 송청리 인근에서 발생했다.

민가 위협하는 양구 산불
민가 위협하는 양구 산불

(양구=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10일 오후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 이어져 불길이 송우리 민가까지 내려오고 있다. 2022.4.10 jlee@yna.co.kr

일몰 후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철수한 이후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밤사이 총 15.9㎞가량 화선이 길게 늘어섰다가 현재는 9.8㎞가량 남았다.

양구읍 송청리, 남면 황강리와 송우리, 청리, 죽곡리까지 확산하면서 양구 서천이 굽이쳐 흐르는 안쪽 마을과 임야 전체가 화마의 사정권에 들었다.

다행히 산불 진화대원과 소방대원 등이 밤사이 화마와 사투를 벌인 끝에 마을과 주택을 지켜냈다.

현재까지 축구장 크기(0.714㏊)의 약 730배에 이르는 산림 521㏊(521만㎡)가 탄 것으로 추정된다.

최 청장은 "군사시설물이 많아 혹시 지뢰나 불발탄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확인 결과 그런 위험성은 낮아 지상 진화가 가능하다"며 "연무가 걷히고 헬기가 투입되기 전까지는 지상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jlee@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QjQ5O1JoU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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