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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표 '오등봉 개발' 사업자 선정, '블라인드' 위반 의혹

송고시간2022-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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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지사 시절 추진한 제주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블라인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실은 도의회를 통해 확보한 당시 사업 지침과 제안심사위원회 회의록 등을 토대로 2020년 1월 심사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PPT) 자료 표지를 유일하게 컬러로 출력해 제출한 건설사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제안자는 설명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고, 설명자료에는 제안자를 인지할 수 있는 특정 색채나 기타 어떠한 표기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평가 지침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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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컬러 표지' 자료 제출한 건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제주도가 표지 제본 방법 제한 없다고 답변"…지침에는 '무색 표지'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원희룡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원희룡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0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6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4.18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지사 시절 추진한 제주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블라인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실은 도의회를 통해 확보한 당시 사업 지침과 제안심사위원회 회의록 등을 토대로 2020년 1월 심사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PPT) 자료 표지를 유일하게 컬러로 출력해 제출한 건설사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사업 지침 중 제안서 작성지침 제3조(제안서 규격 등)는 표지의 재질과 관련해 '색상(무색)'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공모에 참여한 다른 업체는 모두 PPT 자료 표지를 흑백으로 출력해 제출했다.

이는 '제안자는 설명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고, 설명자료에는 제안자를 인지할 수 있는 특정 색채나 기타 어떠한 표기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평가 지침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당시 심사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지침을 근거로 문제가 제기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심사위원장은 당시 "지침에 이렇게 컬러 표지를 못 하게 돼 있다"며 "이거 하나만 컬러로 왔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위원은 "지침 위반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 위원장은 "예"라고 답했다. 다른 위원은 "접수 자체가 안 됐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시 사업 공모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모 건설사도 이를 문제 삼아 이의를 제기했다.

제주 오등봉 개발사업 제안심사위원회 회의록
제주 오등봉 개발사업 제안심사위원회 회의록

[제공: 민주당 조오섭 의원실]

또한 제안심사회에서 업체 발표자 등이 위원들과 대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표가 진행돼 블라인드 방식이 지켜지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건설사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2020년 3월 우선협상자대상 선정 처분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작년 1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심사의 블라인드 위반 의혹은 주된 청구 내용이 아니었다"고 이 건설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지침상 발표 내용은 컬러로 출력하고 맨 앞표지는 무색으로 하게 돼 있다"며 "다만 업체 표기를 했거나 심벌마크 등이 들어간 게 아니기 때문에 지침상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심사위원회에서 평가를 진행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회의록을 보면 담당 팀장이 '표지에 대해 답변을 명확히 안 해줘서 이런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며 도의 설명이 미흡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실제 회의록에는 팀장이 "저희가 당초에 제안할 때는 (표지를) 백색으로 했는데, 질의응답할 때는 표지 부분 답변을 명확하게 안 해줘서 이런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후 심사위원장은 "실무 쪽에서는 이게 유사 표기라고 볼 수 없다고 하니까 그냥 평가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고, 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자 "그냥 평가하는 걸로 한다"며 넘어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건설사도 당시 컬러 표지를 제출한 이유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이메일을 통해 "제주도 담당 부서에 표지(제본)에 대해 질의했는데 '표지 제본 방법 제한 없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표지에 법인, 회사명 등 제안자를 인지할 수 있는 특정 표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지침 제8조(제출서류)에서 PPT 자료의 규격 및 내용에 '평가시 설명 자료로서 컬러 인쇄'라고 나와 있어, 표지에 대한 지침과 혼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표지를 제외한 설명 자료에 대한 지침이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은 제주 오등봉 공원 일대에 민간이 일부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나머지에 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사업이다.

제주시는 2016년 경관 훼손, 하천오염 및 재해 위험 등을 이유로 민간특례 개발 사업 불수용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원 후보자가 이를 뒤집고 개발을 재추진하자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는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원 후보자는 전날 국토부 대변인실 '보도 해명 자료'를 통해 "오등봉 공원사업은 전국 76개 장소에서 진행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하나로 제주에서만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다. 관련법에 따라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민간 특혜 의혹 논란 오등봉공원 개발 예정지
민간 특혜 의혹 논란 오등봉공원 개발 예정지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주지사 시절 오등봉 개발사업 민간 특혜 의혹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일 제주시 오등봉공원 일대의 모습. 2022.4.20 jihopark@yna.co.kr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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