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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앞바다서 배만 남긴 채…선원 실종 미스터리

송고시간2022-05-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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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서해 최북단 백령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 선장·선원이 사라지고 파손 흔적이 없는 빈 배만 남아 경찰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4.97t급 까나리잡이 어선 A호는 지난 2일 오후 1시 55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장촌항에서 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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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 흔적 없는 배…선장 휴대전화·그물도 그대로

실종자 수색하는 해경
실종자 수색하는 해경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 선장·선원이 사라지고 파손 흔적이 없는 빈 배만 남아 경찰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4.97t급 까나리잡이 어선 A호는 지난 2일 오후 1시 55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장촌항에서 출항했다. 이 어선에는 60대 선장 B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30대 선원인 C씨가 타고 있었다.

B씨는 출항 전 해경 백령파출소에 선원 2명이 승선한다고 신고했고, 항구 인근 폐쇄회로(CC)TV에도 이들의 모습이 찍혔다. 이후 3시간 45분 만인 오후 5시 30분께 백령도 북방 3.7㎞ 해상에서 해군이 표류 중이던 A호를 발견해 해경에 알렸다.

신고를 받은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배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표류한 상태였다. 당시 B씨와 C씨는 모두 어선에 없었다. 선원들이 사라진 배에서는 파손이나 침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조타실에는 B씨의 휴대전화가 그대로 놓여 있었으며 배 안에는 조업에 쓰는 그물도 남아 있었다. C씨는 휴대전화를 아예 육지 숙소에 두고 출항한 상태였다. 충돌이나 침수 등의 선박 사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해경 관계자는 납북 가능성과 관련해 "납북을 하려면 북한 어선이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없었다"며 "게다가 선원은 인도네시아 국적이어서 관련 확률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지역 어민들은 B씨 등이 작업 도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장 B씨는 출항 전 지인들에게 '닻 작업을 하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어선이 그물을 치기 전 미리 어장을 표시하기 위해 바다 곳곳에 닻을 떨어뜨려 놓는 작업이다.

백령도 어민 장세견(62)씨는 "닻 무게가 320㎏ 안팎인데 그걸 양쪽에 놓고 그물을 매달아 놓는 방식"이라며 "추측하기로는 그 닻을 놓다가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박에 줄로 감겨 있던 닻을 기계 장치로 풀어서 내리는데 이 과정에서 추락할 위험성이 있다"며 "1명이 바다에 추락하자 구조를 하려다가 나머지 1명도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장세광(47) 백령도 남3리 어촌계장은 "배에 충돌이나 사고 흔적도 없었다면 아무래도 실족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며 "닻 작업을 포함해 바다에서 하는 모든 작업은 자칫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해경은 조업 중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흘째 실종자 수색과 경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배가 NLL 인근에서 발견된 만큼 실종자들이 북한 해역으로 떠내려갔을 확률도 있다.

통일부는 전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북측에 선원 실종 사실을 알린 뒤 표류 인원이 확인되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해경 관계자는 "당시 배에 그물은 실려 있었지만 사고 가능성이 큰 투망 작업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처음 출항할 때 가지고 나갔던 그물 양과 같은지를 조사 중"이라며 "A씨의 마지막 통신 내역 등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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