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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前국방 "트럼프 '주한미군 완전 철수' 주장…기이한 제안"

송고시간2022-05-1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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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회고록서 주장 "국익에 안맞아 팩트로 대응…트럼프 짜증"

"트럼프 '우크라 안보지원 부질없어…나토가 우리에 바가지' 언급"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임할 당시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주장했다는 증언이 또다시 나왔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것 중 일부는 기이했다"며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 또는 아프리카에서 모든 미군과 외교인력 철수 같은 것"이라고 폭로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발간을 하루 앞둔 에스퍼 전 장관의 회고록의 일부를 입수해 이날 이같이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스퍼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이 중 어느 것도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았고, 나는 팩트와 데이터, 논거로 침착하게 (트럼프에) 대응했다"며 "하지만 난 그가 약간 짜증을 내는 것을 봤다. 난 그에게 반발하는 새로운 사람이었던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난 내 일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도전적일 것이란 걸 곧바로 알아차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사석 등에서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를 주장해왔다는 사실은 그간 여러 전언을 통해 익히 알려졌지만, 에스퍼가 당시 주무장관으로서 이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에스퍼 전 장관은 2019년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이후 각종 국방 정책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2020년 말 대선 직후 경질된 인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내내 동맹에 대한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했었다.

한국에도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수준으로 인상하라고 압박했고, 이를 주한미군 감축 등과 연계하려 한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동맹 중시 기조의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고 주한미군 철수 논란도 잦아들었다.

유럽 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도 이 책에 적시됐다.

회고록에 따르면 에스퍼 전 장관이 지난 2019년 8월에 당시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안보보좌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등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우리가 폴란드에 더 많은 군대를 주둔시키냐'며 탐탁지 않게 물어봤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럽에 너무 많은 미군이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고 불평했다고 에스퍼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는 독일의 방위비 분담이 공정하지 않다면서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 및 재정 지원에 관해 물어본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에스퍼는 "트럼프의 관점에서 독일은 미국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나라이고,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있어 대(對)러시아 완충지대였다. 그는 '독일은 누구보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을 위해 의회가 책정한 2억5천만 달러를 승인하라고 트럼프를 압박했고, 볼턴(국가안보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합류했다"며 "우리 중 누구도 트럼프가 이 문제에 저항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부패를 불평했을 때, 난 동의한다고 했지만 '그들은 진전을 이루고 있고, 부패에 맞서는 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선순위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당신이 원하는 바인 우크라이나 부패 근절이라는 그의 노력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우리가 이런 부질없는 안보 지원을 그들에게 해야 하나'라고 되물었고, 에스퍼는 러시아의 침략 억제, 미국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러시아에 보여주는 것, 민주주의 지원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에스퍼는 "나는 의회가 자금을 책정했고 우리가 그것을 하지 않을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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