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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진에 가스 차단으로 대응…서방·러, 강대강 치킨게임

송고시간2022-05-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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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80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서방과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고 출구를 모색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각자의 길만 걷는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의 전쟁 추진력을 약화시키려고 제재를 가했지만 러시아는 되레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수송관의 밸브를 잠그며 '가스 무기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심화하면 유럽과 러시아가 결국 안보와 경제에서 완전히 갈라서고 그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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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전유럽으로 확대…출구 안 보이는 정면대결

나토와 러시아의 갈등(일러스트)
나토와 러시아의 갈등(일러스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80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서방과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고 출구를 모색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각자의 길만 걷는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에 반발해 전쟁을 일으켰지만 핀란드 등 다른 중립국들이 오히려 나토 가입에 나서 나토는 말 그대로 러시아의 턱밑까지 들어오게 됐다.

서방은 러시아의 전쟁 추진력을 약화시키려고 제재를 가했지만 러시아는 되레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수송관의 밸브를 잠그며 '가스 무기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심화하면 유럽과 러시아가 결국 안보와 경제에서 완전히 갈라서고 그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3일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르면 내주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할 예정이다.

나토는 두 나라의 빠른 가입 처리를 약속했고, 미국도 지지를 천명했다.

두 국가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그동안 러시아를 의식해 중립국 지위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국가의 생각을 바꿔놨다.

자신들도 동맹 없이 있으면 언제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의 군홧발에 짓밟힐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나토 가입 추진이 러시아의 반발을 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신네(러시아)가 저지른 일이다. 거울 좀 보라"고 일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나토의 동진(東進)이 불만이라며 나토 가입을 타진해온 우크라이나에서 요란한 전쟁을 일으켰는데 오히려 나토가 더욱 동쪽으로 영토를 넓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나토와 러시아 국경이 두배 넓어진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전승절에 헌화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승절에 헌화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통신은 "이제 나토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차로 몇시간 달리면 닿는 거리에 당도했다"고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다.

이들 두 나라는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나토에 가입한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러시아와 군사적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웨덴 시민단체 '스웨던 평화중재 소사이어티'의 데보라 솔로몬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나토의 핵 억지력이 지역 긴장을 높이고 러시아와 군비경쟁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도 가만있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군사적·기술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 전쟁 위험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눈에 띄는 졸전을 거듭하고 전쟁의 대외명분까지 부정당하는 모욕을 당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이 나온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에이브릴 헤인즈는 최근 상원에 출석해 "푸틴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느끼면서 궁지에 몰리면 핵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유럽에 가스 공급 중단 위협
러시아, 유럽에 가스 공급 중단 위협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와중에 러시아도 자국의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처음에는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하며 유럽 국가들과 기 싸움을 벌이는 듯 했지만 이제는 노골적으로 가스 밸브를 움켜쥔 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12일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맞서 유럽의 가스관 관리 회사들을 대거 제재 목록에 올렸다.

러시아가 이들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결국 이들 기업의 가스관에 가스 공급을 끊는다는 뜻이었다.

러시아 정부의 제재 결정에 따라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야말-유럽' 가스관의 폴란드 구간과 독일에 있는 자사의 자회사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의 가스관에는 가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도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방해 때문에 가스 수송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못해 대체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의 3분의 1이 유럽으로 향한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줄었다는 소식에 12일 유럽 시장에서 가스 기준지수 가격은 1메가와트시(MWh)당 최대 22% 뛰었다.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U는 러시아산 원유 금수를 포함한 제6차 제재안을 추진 중이다. 헝가리 등의 반대가 있지만 어떻게든 제재안을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 수입을 함께 중단하면 유럽 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은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존 켈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는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aJZMCKjb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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