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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공격 대 수비 '3대1 원칙' 오류 증명한 러시아

송고시간2022-05-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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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우세에도 방어 못뚫어…"방어의지·작전실패 등은 수치 환산 안 돼"

파괴된 러시아 탱크를 살펴보는 우크라이나인
파괴된 러시아 탱크를 살펴보는 우크라이나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150년 넘게 각국의 군대가 보편적 진리로 받아들인 대표적인 군사 원칙의 오류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3대 1 원칙'의 오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내용의 기자 칼럼을 게재했다.

3대 1 원칙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공격하는 쪽이 수비보다 3배 이상의 병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1870년 보불전쟁에서 프러시아가 3배 많은 병력으로 프랑스를 굴복시킨 이후 이 원칙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미국 육군은 1955년 3대 1 원칙을 교범에 채택했고, 구(舊)소련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식으로 도입했다.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군도 수비보다 3배 이상의 병력으로 공격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병력은 90만 명으로 우크라이나군(19만6천600명)보다 4.6배 많았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당시 돈바스 인근 지역에만 3만 명의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군사 장비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군의 탱크는 2천927대로 우크라이나 탱크(858대)와의 비율이 3.4대 1이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장갑차 비율은 4.3대 1, 보병수송장갑차의 비율은 9.7대 1에 달했다.

모스크바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행진을 준비하는 러시아군
모스크바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행진을 준비하는 러시아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전쟁이 3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이 묶인 상황이다.

스태픈 비들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3대 1 원칙은 과학이 아니고 인간의 직감에 기반한 가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3대 1 원칙은 단순한 병력의 차이만 나타낼 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미국과 동맹국의 정보수집 능력과 군수품 지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인의 저항 의지와 러시아군의 낮은 사기와 보급 실패, 러시아군 지도부의 작전 오류 등도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 비들 교수의 설명이다.

WSJ은 3대 1 원칙에 대한 문제 제기는 1980년대 냉전 시절에도 존재했다고 소개했다.

좁은 공간의 방어선을 뚫는 전투 등 제한된 상황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전쟁 작전 수립의 보편적인 원칙이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3대 1 원칙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점을 실증했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러시아군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러시아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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