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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에 질린 중국인들 '이민' 검색 400배↑…"두뇌유출 우려"

송고시간2022-05-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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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정책에 질린 많은 중국인들이 이민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두뇌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전했다.

이민을 모색하는 이들이 주로 정보기술(IT)·과학 업계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들이라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과학 기술 강국을 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두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이민'이라는 검색어의 조회수는 전달보다 400배 급증했고, 비슷한 현상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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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전문직, 미국·캐나다·호주 이민 문의 급증"

'코로나 봉쇄' 내달 해제 예정인 中 상하이
'코로나 봉쇄' 내달 해제 예정인 中 상하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질린 많은 중국인들이 이민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두뇌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전했다.

이민을 모색하는 이들이 주로 정보기술(IT)·과학 업계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들이라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과학 기술 강국을 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두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이민'이라는 검색어의 조회수는 전달보다 400배 급증했고, 비슷한 현상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도 벌어졌다.

이민과 유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이징 잉중 법률사무소의 궈스쩌 씨는 지난 3월말 이후 업무가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궈씨는 "지난 한달 고객이 급증하면서 우리는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고객은 전문 기술 이력을 가진 이들이다.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전문직 인재들은 향후 수입과 발전에 대한 희망을 제약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기존에 인기가 있던 미국의 EB-5 비자 보다 EB-1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많은 고객이 화웨이 같은 빅테크의 엔지니어들이거나 기술기업과 제약업계 중역들"이라고 밝혔다.

EB-5 비자는 최소 90만 달러 투자가 요구되는 투자이민 프로그램으로 그간 부유한 중국인들이 많이 신청했다.

EB-1 비자는 과학, 예술, 교육,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출중한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주로 유명한 연구업적이 있는 학자, 다국적 기업의 중역, 올림픽 출전 선수, 오스카 등 유명한 상을 받은 연예인 등이 이 비자를 신청한다고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주택 단지 안에 격리된 상하이 시민들
주택 단지 안에 격리된 상하이 시민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48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주택 단지 안의 주민들. 도시 봉쇄로 2천500만명의 상하이 시민 대부분이 주택 단지 바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5.18. cha@yna.co.kr

북미 이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위양지퇀의 광저우 사무소 대표 잭 호도 지난 3월말 이후 이민 문의가 전년 동기보다 60∼70% 급증했다고 밝혔다.

호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이 미국 EB-1 비자, 캐나다 익스프레스 엔트리 비자, 호주 글로벌 탤런트 인디펜던트 프로그램에 대해 문의한다"며 "이들 비자는 중국 젊은 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민 통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이들 프로그램은 신청자의 나이, 교육, 업무 성과와 관련해 매우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과학, 예술, 교육, 엘리트 운동선수, 다국적 기업 간부, 다른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을 겨냥한다.

호 대표는 봉쇄에 따른 경제적, 심리적 영향으로 많은 고숙련 전문직이 중국을 떠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들 중 한 명인 루티나 량은 이민을 고려하는 데 있어 상하이 봉쇄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결정을 가속했다고 밝혔다.

상하이 주민으로 여러 중국 IT 기업에서 일해온 그는 "이민 충동은 지난해부터 있었고 그러한 감정은 특히 인터넷과 교육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 전문직들 사이에서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정말 두렵다. 가족의 안전과 자산의 안정에 대해 이토록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자유와 안정을 침해하는 방역 정책의 가혹함으로 자신과 같은 전문직들이 해외 이주를 포함한 선택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또 다른 상하이 주민은 당초 중국의 엄격한 검열 환경으로 이민을 고려했는데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봉쇄 정책과 관련해 접할 수 있는 소식은 행동 지침뿐이었고 병원이나 고령층 등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 수가 없었다. 이는 정말 용납할 수 없다"며 처음에 망설이던 자신의 아내도 봉쇄로 인해 이민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하이 봉쇄는 변화하는 시대에 진정한 이정표가 됐다. 사람들이 비록 큰 소리로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분명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중국인 엔지니어는 "대학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며 "중국에서는 국가 기구 아래 개인들은 너무나 무력하고 개인의 권리는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CMP는 "이민 문의 급증이 장기적인 인재 엑소더스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을 이기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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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jJ8d01h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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