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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재에 할리우드 신작 '배트맨'이 '박쥐'로 둔갑…불법상영

송고시간2022-05-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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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극장 수입 50∼80% 급감…극동 항공사 등도 타격

영화 '더 배트맨'
영화 '더 배트맨'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러시아 극동 지역 산업 전반에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프리마메디아 등 러시아 극동 매체들에 따르면 서방 제재에 동참한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지난 3월 초부터 러시아 내 신작 개봉 등을 중단하자 연해주 지역 극장들의 수입은 50∼8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보스토크 한 극장 관계자는 "(관객 감소로) 매일 문을 열 때마다 적자가 발생한다"며 "극장 장비 최신화를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서방 제재까지 계속돼 힘들다"고 말했다.

극장들이 운영난에 허덕이자 일부에서는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할리우드 최신 영화의 제목만 바꾼 해적판을 불법 상영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한 극장에서는 할리우드 최신작 '더 배트맨'이 '박쥐'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다.

비디오 게임 캐릭터 소닉의 실사영화인 또 다른 최신작 '소닉―2'는 '푸른 고슴도치―2'라는 제목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해당 극장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해적판 상영을 중단했다.

연해주에서는 계속된 경영 악화로 아예 문을 닫은 극장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운영을 중단하는 극장이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지난 4월 말 러시아극장운영자협회(RATO)도 성명을 내고 "(서방 제재로) 최소 절반가량의 극장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해주 소도시 아르툠에서 극장을 운영하는 비탈리 르마르는 "영화관 임대, 학교·스포츠 행사 유치 등으로 잠깐은 버틸 수 있지만, 할리우드 신작 배급 중단이 계속되면 극장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극장 산업뿐만 아니라 극동 지역 항공사도 서방 제재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항공사 '아브로라'(오로라)는 서방 제재가 두 달 넘게 이어지자 극동 지역을 오갈 항공기를 유지·보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제재에 참여한 서방 항공기 제조사들이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대체 부품 공급과 기술 지원 등을 끊자 일부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밖에 사할린주 어선사협회(ARSO)는 서방의 어선 부품 공급과 기술 지원이 막힌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1년 정도라며,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대체 부품 생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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