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총기 난사로 자녀 잃은 부모에 '동병상련' 위로 건네
송고시간2022-05-25 16:59
1972년 교통사고로 딸 잃어…2015년에는 뇌암으로 장남 사망
"오늘 밤 자녀 잃은 부모 위해 기도하자" 요청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참극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녀를 잃은 부모들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AF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대국민담화에서 "자녀를 잃는 것은 영혼의 한 조각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비통함에 빠진 부모들을 위로했다.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두 번이나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다.
그는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고 한 달 뒤 교통사고로 아내 닐리아 헌터와 생후 13개월 된 딸 나오미를 잃었다.
2015년에는 장남 보 바이든이 뇌암으로 사망했다. 당시 46세이던 보는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을 지낼 정도로 촉망받던 인물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를 정치적 후계자로 여기며 '내 영혼'이라고 부를 만큼 끔찍이 아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녀를 다시는 볼 수 없고, 침대에서 뛰어다니며 껴안지 못하게 된 부모들이 있다. 절대 예전 같지 않을 부모들로, 그들은 가슴이 텅 비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밖으로 나올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낀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말을 하며 이따금 눈을 아래로 떨구고 두 손을 꼭 쥐었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 참사나 재앙에 대해 말할 때 위로의 말과 함께 희망도 전했다. 하지만 이날은 이런 희망의 말보다는 신앙의 말을 건넸다고 AFP는 전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주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하시고 낙심한 영혼을 구원하신다'는 성경의 시편 구절을 인용한 뒤 "여기 낙심한 영혼이 많이 있다. 오늘 밤 나는 전 국민에게 (희생자의) 부모와 형제들이 어둠 속에서 힘을 얻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우리들의 기도는 침대에 누워 '내가 다시 잠을 잘 수 있을까? 다른 자녀들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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