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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떠나는 오용준 "평범한 선수가 20년 버텨…충분히 뛰었다"

송고시간2022-05-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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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프로농구 현역 최고령 선수였던 오용준(42)은 지난 25일 은퇴를 선언했하며 코트와 작별했다.

오용준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쉬움은 전혀 없다. 감사할 뿐"이라며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지금까지 19차례보다 많은 시즌을 뛴 선수는 주희정 고려대 감독(20시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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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양동근보다 많은 737경기…"리그에 스타만 있는 게 아냐"

2015년 이성구 페어플레이상 수상한 오용준
2015년 이성구 페어플레이상 수상한 오용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아내가 '선수로 이 정도 했으면 됐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후련했죠."

프로농구 현역 최고령 선수였던 오용준(42)은 지난 25일 은퇴를 선언했하며 코트와 작별했다.

오용준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쉬움은 전혀 없다. 감사할 뿐"이라며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3년 프로에 입성한 후 고양 오리온에 몸담았던 2021-2022시즌까지 20년간 19번의 시즌을 보냈다.

지금까지 19차례보다 많은 시즌을 뛴 선수는 주희정 고려대 감독(20시즌)이 유일하다.

오랜 연차만큼 오용준의 출장 경기수도 역대에 손꼽힌다.

737경기 출장 기록은 추승균 해설위원에 1경기 모자란 역대 4위다.

프로농구 레전드로 꼽히는 양동근(665경기), 서장훈(688경기)보다 많다.

오용준은 "700경기가량 뛴 선수들에 비하면 기록이 초라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실제로 추 해설위원은 738경기 동안 1만19점을 올렸다. 742경기를 뛴 김주성 원주 DB 코치도 1만점 이상을 올렸고 리바운드도 4천개를 넘게 잡았다.

반면 오용준의 누적 득점은 3천873점에 불과하다.

그는 오히려 이런 사실을 뿌듯하게 여겼다.

오용준은 "나는 선배들과 달리 평범한 선수였는데도 이만큼 뛰었다는 사실이 뜻깊다"며 "나름대로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그의 말처럼 오용준은 7번이나 팀을 옮기는 파란만장한 현역 시절을 보냈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0순위로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에 지명된 후 창원 LG와 부산 kt(현 수원 kt), 서울 SK, 안양 KGC인삼공사, 울산 현대모비스, kt를 거쳐 다시 지난 시즌 오리온으로 돌아왔다.

김 코치와 추 해설위원은 각각 DB와 전주 KCC에서만 뛴 것과 대조된다.

2020년 kt 시절의 오용준
2020년 kt 시절의 오용준

[촬영 김동찬]

오용준은 "내 장점이 슛이어서 그런 듯하다"며 "여러 팀에서 내게 슈터로 은근함 기대감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자신을 불러줬던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그는 "나를 뽑아주셨던 김진 전 동양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난다"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님 밑에서는 우승 반지도 껴봤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생활하며 수비가 단점이라고 지적을 받았다"며 "그런데 마흔 가까이 된 시기 모비스에서 가니 감독님이 '너 수비 잘한다'고 해주셨다.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오용준은 "매 경기에 최선을 다했던, 성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후배들에게도 항상 경기에 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리그에 스타 플레이어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는 만큼 항상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스스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0년대 초반부터 2020년 이후까지 줄곧 프로농구 코트를 밟았던 유일한 선수로 남은 오용준은 그간 리그의 발전상도 짚어냈다.

그는 "경기 속도가 빨라졌고,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며 김선형(SK), 허훈(상무), 이대성(데이원자산운용) 등 선수들을 거론했다.

이어 "포워드도 더 높고 빠른 선수가 많이 등장했다"며 "양홍석(kt), 안영준(SK)도 있고, 대학생 선수 중에는 여준석도 있다"고 짚었다.

키 193㎝의 오용준은 "내가 프로에 입성할 때 포워드 중에는 작은 키가 아니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빅 포워드'들이 등장한 커리어 후반기에는 이런 어린 선수들에게 도전하는 심정으로 매 경기에 나섰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약 30년을 농구만 했다는 오용준은 "당장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쉬면서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도록 공부해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2019년 현대모비스 시절의 오용준(왼쪽)
2019년 현대모비스 시절의 오용준(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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