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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기업의 英반도체업체 인수 계약에 '외교적 수단' 동원"

송고시간2022-06-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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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미국대사관, 英 정부측 만나 '반도체업체 중요성' 설명

WSJ 보도…英, 안보 평가 착수…"부정적 영향시 계약 취소"

영국 런던의 미국 대사관
영국 런던의 미국 대사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영국의 반도체회사를 인수하려는 중국 기업의 시도를 무산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외교적 수단을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런던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이 최근 영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 중국이 인수하려고 하는 반도체업체의 전략적 중요성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가 중국에 인수되지 않고 계속 영국 기업으로 남는 것이 향후 영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중국 윙텍 테크놀로지사는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자회사인 넥스페리아를 통해 영국 최대의 마이크로칩 공장인 뉴포트 웨이퍼 팹 인수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은 중국 업체가 뉴포트 웨이퍼 팹의 부채를 인수하고, 별도로 현금 8천만 달러(약 998억 원)를 지불하는 것이었다.

중국 업체는 1억 달러(약 1천250억 원)를 추가 투자하고, 고용을 10% 이상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향후 산업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가진 공장을 중국에 넘기는 것이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영국 하원의 톰 투겐하트 외교위원장은 계약 완료 전 영국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업체 매각에 따른 투자와 고용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여론 때문에 영국 정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영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반도체업체 계약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계약 취소를 직접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계약 취소가 미국과 영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나서자 영국 정부도 입장을 바꿨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뉴포트 웨이퍼 팹 매각과 관련해 '국가 안보 평가'에 착수했다.

검토 결과 이 계약이 영국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이 난다면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영 중국대사관 측은 미국 정부가 민간 계약의 영역에까지 간섭하면 안 된다면서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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