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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항쟁 35년…용퇴론 맞닥뜨린 86그룹에 '새 길' 있을까

송고시간2022-06-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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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서 각자도생식 활로 모색…우상호, 비대위원장으로 혁신·통합 중책

이인영, 당권 도전 여부 주목…김민석, '민주당 뉴딜' 제안하며 존재감 부각

임종석·송영길은 '휴지기' 가지며 '정중동'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우상호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시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제35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우상호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시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제35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낸 '6·10 민주항쟁'이 35주년을 맞으며 당시 항쟁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른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행보에 12일 관심이 쏠린다.

1987년 체제 이후 '젊은 피'로 수혈되며 제도권 정치에 들어온 86그룹은 지난 2017년 대선 이후 5년간 민주당 정권에서 당·정·청 핵심 포스트를 차지하며 정치권의 '파워엘리트'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념과 진영논리에 갇힌 정치를 하면서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는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 내 젊은 정치인들로부터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주류 자리를 독점한다'는 불만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로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86그룹 용퇴론'을 들고 나올 정도로, 이제는 당내에서 86그룹은 대표적인 기득권이 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치에 안주한다면 정치권에서 86그룹이 서 있을 자리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86그룹이 각자도생식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로 민주당의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86그룹 주자들이 수동적으로 혁신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당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계파정치 해체, 민생정당으로의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86그룹 스스로부터 이제까지 형성해 온 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비대위원장으로 사실상 추대된 우상호 의원이다.

우 비대위원장은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면서 쇄신과 통합이라는 양대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그는 가장 큰 과제로 당내 '친문'(친문재인), '친명'(친이재명)계 간의 갈등을 수습하는 일을 꼽았다.

계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두달 남짓한 재임기간에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86그룹 대표주자 중 하나인 우 비대위원장이 '86 용퇴론'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구(舊) 정치권력 해체론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이 4월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이 4월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86그룹의 또 다른 핵심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의 경우 8월 전대에서 당권에 도전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전당대회 때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던 이 의원은 '86그룹이 다시 전면에 나서려 한다'는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찾아내는 일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글을 연이어 올리며 '연재 정치'를 시작했다. 전날에는 '이재명-송영길' 지방선거 동반 출마를 비판하며 박지현 전 공동 비대위원장의 '86그룹 용퇴론'을 향해서도 "이재명과 송영길은 출마하도록 드라이브 걸고 586 용퇴론을 얘기한 건 모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민석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의 혁신 방안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연재 정치'에 합류했다.

그는 "과도한 내전, 무리한 대여 견제보다는 상대보다 잘하기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와 별개로 윤석열 정부에 정책적 제안을 하는 '협치 일기'도 함께 연재하는 등 민주당이 전체적인 비전을 상실한 상황에서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처럼 당의 위기 속에 보폭을 넓히는 86그룹과 달리 정중동 속에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운영의 큰 축을 맡았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새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이렇다 할 활동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송영길 전 대표도 지방선거 이후 아직은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오늘 선거 캠프 사무실 정리하는 일을 도왔다. 캠프 빌딩 이름이 휘닉스(phoenix), 불사조"라고 적어, 일각에서는 곧 정치 일선 복귀를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86그룹 가운데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각각 지난 3월과 4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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