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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세계 최고 AI학술대회에 표절논문 제출(종합)

송고시간2022-06-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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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지도하는 인공지능(AI) 연구팀이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2'에서 주목을 받으며 발표했던 영문 논문에 표절 부분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논문 저자들이 25일 인정했다.

교신저자인 윤 교수 등 공저자들은 지적을 받고 표절 사실을 확인한 뒤 학술대회 주최측에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소속 기관인 서울대에 징계위원회 회부 절차 개시를 요청했다.

25일 AI 학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은 영상 속 물체의 움직임이나 빛의 변화 등 이벤트 데이터를 기존 기술보다 빠르게 인식하는 방법을 다룬 것으로, 서울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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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생 제1저자가 마음대로 영문 문장 바꿔"

교신저자 윤성로 교수 "표절 발견하고 철회…서울대에 징계 요청"

[CVPR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CVPR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우성 문다영 기자 =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지도하는 인공지능(AI) 연구팀이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2'에서 주목을 받으며 발표했던 영문 논문에 표절 부분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논문 저자들이 25일 인정했다.

교신저자인 윤 교수 등 공저자들은 지적을 받고 표절 사실을 확인한 뒤 학술대회 주최측에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소속 기관인 서울대에 징계위원회 회부 절차 개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학회 측과 서울대가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CVPR은 세계 최대의 공학 학술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와 국제컴퓨터비전재단(CVF)이 공동주최하며, AI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술대회로 꼽힌다.

윤 교수는 AI 학계에서 명성이 높은 학자로, 2021년 2월부터 민간합동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

25일 AI 학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은 영상 속 물체의 움직임이나 빛의 변화 등 이벤트 데이터를 기존 기술보다 빠르게 인식하는 방법을 다룬 것으로, 서울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를 맡았다. 논문 제목은 'E2V-SDE: From Asynchronous Events to Fast and Continuous Video Reconstruction via Neural Stochastic Differential Equations'이다.

이 논문은 CVPR 2022 학술대회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오픈 액세스 버전으로 공개됐으며,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학술대회 현장에서 제1저자에 의해 구두(oral) 발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제1저자는 이 논문 구두발표를 위해 혼자 학술대회 출장을 간 상태이며, 23일 오후(현지시간)에 발표를 했다.

CVPR 2022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되는 논문은 전체 발표 논문의 4% 이내다.

표절 의혹은 24일 유튜브에 게시된 7분 16초 길이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이 영상은 10개가 넘는 다른 논문에서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짜깁기해 문제의 논문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여줬다.

복사한 문장 중에는 인용(citation) 표시를 한 경우도 있지만, 다섯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문장 자체를 고스란히 이어 쓴 것이므로 명백한 표절이다.

유튜브 내용을 보면 개요, 선행연구와 배경 설명 등에 특히 표절이 집중됐다. 이를 두고 "아무래도 (영어 작문 실력이 미흡해) 영어 표현에서 욕심을 내서 (기존 논문의 문장을 고스란히) 갖다 붙인 게 아닌가 싶다"는 추정이 관련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CVPR 주최측도 이 영상을 확인하고 트위터에 "IEEE에 해당 논문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며 "(해당 논문은) 학술대회 발표논문집(the proceedings)에서도 가능한대로 빨리 삭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교수이며 교신저자인 윤성로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표절이 맞다"고 인정하고 "논문을 철회하고 서울대에 징계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논문을 학회에 투고할 당시 표절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제1저자의 단독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제1저자를 자처한 사용자가 트위터에 쓴글
제1저자를 자처한 사용자가 트위터에 쓴글

[트위터 캡처]

윤 교수는 "논문은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누고 부분별로 취합해 쓰는데, 각 부분을 취합한 제1저자가 다른 공저자들이 제출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에 발표된 논문들을 가져다 붙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술지 등은 논문 제출 전 표절을 확인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표절 여부를 확인하는데, 학술대회 논문은 마감 기한이 촌각을 다투는 데다 논문을 받아주는 쪽에서 표절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어서 (CVPR측이 확인하리라 생각하고)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제1저자가 성과를 내려는 압박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공저자들도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의 제1저자는 공저자들에게 표절 사실과 본인 책임을 인정했으며, 트위터로도 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저자임을 자처한 트위터 사용자는 25일 "논문에 대한 잘못은 모두 저 자신에게 있으며 모든 비판을 수용한다"며 "표절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며 모든 징계절차를 수용하겠다"고 영문으로 적었다.

이 논문 작성에 참여한 공동저자들 역시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사과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연구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표절을 잡아내지 못한 학술대회 주최측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유튜브 이용자는 "이 논문이 CVPR 구두발표(ORAL)라는데 매우 놀랍다. CVPR은 표절을 확인이나 했을까? CVPR의 수준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때다"는 의견을 밝혔다.

653@yna.co.kr,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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