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 그 이름처럼…밴드 공중전화 "서정적 감성에 노크합니다"
송고시간2022-06-27 07:11
내달 단독 공연…"우리만의 음악 꾸준히 들려주고파"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몇 년 전 밴드를 재결성했을 때 그런 말을 했어요. 지금은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여러분 가슴 속에 영원히 자리 잡은 '공중전화'라고요."
1980년대 후반 활동한 공중전화는 많은 이들의 추억 한쪽을 채우는 밴드다.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멜로디의 노래를 들려줬던 이들은 1988년 정규 1집의 '사랑이 그리운 날들에'가 히트하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3년 만에 밴드를 해체했다.
긴 공백 속에 2008년 리더 송현호를 주축으로 팀을 다시 꾸린 이들은 '공중전화'라는 이름으로 정규 2집을 발표했고 '노란치마', '문어의 꿈' 등의 곡으로 다시금 대중의 추억을 소환했다.
어느덧 '5기' 멤버로 활동 중인 공중전화가 다음 달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리더 송현호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근 3년 만에 콘서트를 하는 것인데 '여전히 우리를 기억할까?' 하는 마음에 좋으면서도 겁이 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송현호는 "코로나 상황에서는 합주실에 모이기조차 쉽지 않아 정말 힘들었다"며 "다시 활동에 나서는 만큼 '다시 해보자', '다시 일어나자'는 의미로 '어게인'(again)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했다.
오랜만에 하는 공연인 만큼 준비한 것도 많다.
평소 공중전화는 곡 중간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멘트도 많이 준비했다고 한다. 보컬 이대희는 지난해 발매한 발라드곡 '그대여 나에게'를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이대희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멤버들이 '너만의 색깔대로 가라고 조언해줘서 빨리 극복한 것 같다"며 "다양한 장르의 곡을 부르게 되었는데 내게는 하나의 도전"이라고 했다.
신곡 '댄스 투나잇'(Dance Tonight)은 일본 출신의 바이비(Bybe·본명 후쿠이 마사시)가 힘을 보탰다.
모델 겸 보컬로 활동하는 바이비는 송현호의 제안에 흔쾌히 피처링에 참여했다. 곡 악상을 떠올리는 데 30분, 가사를 쓰는 데 10분. 곡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작업할 때도 바이비가 도움을 줬다고 송현호는 전했다.
송현호는 "업무로 힘들었던 직장인들이 업무를 끝내고 즐기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노래"라며 "힘든 일과를 끝내고 춤을 추며 다 함께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팬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 모두 춤 연습 중"이라며 "우리 노래 중에 '노란 치마'라는 곡이 특히 인기가 많은데 이번에 노란색 재킷도 구매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바이비는 "앞으로도 공중전화가 새로운 음악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환히 웃었다.
공중전화 멤버들은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송현호는 "2014년 공중전화 2집을 만들고 더 열심히 활동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오래 쉬었다"며 "3년 동안 못한 거 다 하면서 팬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만들어 놓고 발표하지 못한 곡만 해도 60곡 정도"라며 "현재 멤버들과는 나이 차가 꽤 있어 '아버지와 막내딸' 같은 느낌도 있지만 모두 음악계에서 인정받은 실력파라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34년 내공의 리더는 후배 가수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송현호는 밴드 해체 후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입시 강사로 잘 나가던 때도 음악의 끈을 놓지 못했던 그는 틈틈이 작업을 이어오다 현재 음악과 공연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송현호는 최근 가요계에서 밴드가 설 자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말에 "우리 때도 유행하는 음악에 꽂힌 친구들은 오래가지 못했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밴드는 멜로디컬한 파퓰러(popular·인기 있는) 노래를 꾸준히 만들고 싶다"며 "첫 시작이 공중전화였던 만큼 음악 하는 동안 공중전화로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흔히 팀 이름 따라간다고 하던데 저희도 그래요. 공중전화가 많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늘 누군가의 감성을 '노크'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송현호)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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