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위클리 스마트] 필즈상 수상 유력하다는 허준이는 누구

송고시간2022-07-02 11:08

beta
세 줄 요약

오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필즈상 시상식에 여느 때보다 한국 수학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수상자 명단에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2일 학계에 따르면 허 교수는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수학 난제를 잇달아 풀었고, 풀이 방법도 매우 독창적이라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하는 필즈상의 한국계 첫 수상자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허준이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허준이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고등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조현영 기자 = 오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릴 필즈상(Fields Medal) 시상식에 여느 때보다 한국 수학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수상자 명단에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2일 학계에 따르면 허 교수는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수학 난제를 잇달아 풀었고, 풀이 방법도 매우 독창적이라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하는 필즈상의 한국계 첫 수상자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초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자연과학은 아니며, 노벨상에는 수학 분야가 없다. 필즈상은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국제수학연맹(IMU·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이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The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에서 시상식을 연다. 지금까지는 시상할 때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에게 상을 줬다.

이 상은 특이하게도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만 주어진다는 나이 제한이 있으며, 따라서 39세인 허 교수에게는 올해가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아직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다.

허 교수는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때였다.

두 살 때 부모님과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과정까지 한국에서 다녔다.

그는 2002년 대학(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진학할 당시만 해도 수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고 한다.

허 교수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인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허 교수는 학부 3학년 때 수학에서의 재능을 발견했으며 그전까지는 시인이나 과학 기자 등을 꿈꿨다고 한다.

김 교수의 회상에 따르면 허 교수는 고급 수학 강좌에서 유독 차분하고 강한 집중력으로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학생이었다.

허 교수는 학부를 마칠 때쯤 서울대의 노벨상급 석학초청 사업으로 초빙된 필즈상 수상자 헤이스케 히로나카 교수의 강의를 듣는데, 이 수업이 그를 수학으로 이끈 결정적 계기 중 하나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히로나카 교수 수업을 수강할 것을 독려해 초기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몰렸지만, 학기가 끝날 때 몇 안 되는 학생만 남았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허 교수였으며, 히로나카 교수는 김 교수에게 눈에 띄는 학생 하나가 허 교수라는 칭찬을 했다고도 한다.

김 교수는 이 일화를 소개하며 "보는 눈이 다 비슷한 지라 이 학생이 또 허준이 교수였다"고 말했다.

이후 본격적인 수학자로서의 길을 걸은 허 교수는 2007년 김 교수의 지도하에 수리과학부 석사과정에 입학해 대수기하학 연구를 시작했고, 초곡면을 평면으로 잘라서 얻는 특이점의 밀러 파이버를 연구해 2009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허 교수는 박사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났고, 이때부터 조합론의 오랜 난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그중 가장 먼저 해결한 난제는 리드(Read) 추측이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됐다.

허 교수는 조합론 문제를 대수기하학의 방법을 활용해 해결했는데, 수학계에서는 조합론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후 리드 추측에서 확장된 로타 추측도 마찬가지로 대수기하학적 직관에 바탕을 둬 조합론을 해결한 사례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강한 메이슨(strong Mason) 추측, 다우링-윌슨(Dowling-Wilson) 추측, 브리로스키(Brylawski) 추측 등 허 교수가 해결한 난제는 10여 개에 달한다.

[표] 허준이 교수가 해결한 문제

(정리: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허준이 교수가 해결한 문제 문제가 제기된 연도
리드(Read) 추측 1968
호가(Hoggar) 추측 1974
메이슨-웰시(Mason-Welsh) 추측 1971
로타(Rota) 추측 1971
강한 메이슨(strong Mason) 추측 1972
다우링-윌슨(Dowling-Wilson) 추측 1974
브리로스키(Brylawski) 추측 1982
도슨-콜번(Dawson-Colbourn) 추측 1984
오쿤코프(Okounkov) 추측 2003
딤카-파파디마(Dimca-Papadima) 추측 2003
엘리아스-프라우드풋-웨이크필드(Elias-Proudfoot-Wakefield) 추측 2016

김 교수는 "대부분의 수학자가 평생 이런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기도 힘든데 40세가 되기 전에 이렇게 많은 난제를 해결한 걸 보면 누구든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하고도 남을 만큼 성취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8년부터 필즈상 후보였고 (필즈상을 받는다면) 마땅한 상을 받았다는 생각"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고, 꿈만 같다"고 했다.

그는 "맹자는 군자가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즐거움을 얘기했는데 이중 세 번째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라며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을 모두 누리게 돼 행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YLJpXTksCiQ

zer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