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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건전 재정' 방향 맞지만, 현실적 지출구조조정 계획 내놔야

송고시간2022-07-0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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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윤석열 정부가 과거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탈피해 '건전 재정'으로 재정 운영 기조를 전면 전환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가의 재정 현안을 논의하는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새 정부 재정 운용 방향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재정적자에 경상수지 적자까지 겹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해외자금 유출로 이어져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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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 그래픽]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과거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탈피해 '건전 재정'으로 재정 운영 기조를 전면 전환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가의 재정 현안을 논의하는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새 정부 재정 운용 방향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정부 5년간 국가 채무는 400조 원 넘게 늘어 1천조 원을 돌파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50%를 위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며 확장 재정이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지만,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문재인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높은 수준이었다. 본예산과 추경을 합쳐 계산한 총지출 증가율은 2017년 6.1%에서 2018년 8.0%, 2019년 10.9%로 매년 상승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위기가 덮친 2020년에 18.1%, 2021년 18.1%로 급등한 것이다.

유례없는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증가하는 재정지출 소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국제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규모인 10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적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재정적자에 경상수지 적자까지 겹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해외자금 유출로 이어져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정부가 재정 운용 방향을 바꾸기로 한 것은 이런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재정지출을 줄이느냐다. 이미 현 정부 들어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 구제를 위해 62조 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돼 올해 들어올 세수 53조 원을 당겨쓴 상태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 낮추고 전 정부에서 대폭 늘어난 부동산 세금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 중이다. 물가 압박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높였고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노인기초연금 상향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모두 재정부담을 늘리는 정책들이다.

감세를 통해 기업투자를 늘리고 중산층의 부동산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 방향 자체는 맞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나온 감세정책만으로도 올해 세수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은 불문가지인데 정부는 재정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그러려면 세수 감소분만큼의 엄격한 세출 관리가 필요한데 어디서 어떻게 줄이겠다는 세부적인 지출 구조 조정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 긴축 가속화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덮쳐오는 가운데 급격한 재정지출 감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난제를 풀어내는 것이 현 정부의 과제다. 전 정부와의 차별화도 좋고 공약 집행도 좋지만, 재정 상황을 솔직하게 국민에 설명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말뿐인 정부'라는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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