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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관할 프랑스 도시 "등산객은 보증금 2천만원 내라"

송고시간2022-08-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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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해 구조 비용 등 명목…인근 이탈리아 도시는 "비현실적"

몽블랑 프랑스 지역
몽블랑 프랑스 지역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알프스산맥 최고봉인 몽블랑을 관할하는 프랑스 도시가 등산객에게 보증금 1만5천 유로(약 2천만원)를 징수할 방침을 세웠다고 CNN 방송이 5일 보도했다.

기후위기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탐방로 주변 환경이 악화하면서 유사시 구조나 시신수습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겠다는 것인데, 현실성 없는 일방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장 마르크 펠렉스 생제르베래뱅 시장은 "폭염으로 더 위험해진 몽블랑에서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산행하는 무책임한 등산객이 많아졌다"며 보증금 정책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보증금은 평균 구조 비용인 1만 유로(약 1천330만원)와 희생자의 시신 수습 비용 5천 유로(약 660만원)를 합쳐 산정됐다.

펠렉스 시장은 평소에도 등산객 안전과 통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그는 몽블랑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염려하면서 등산 전에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출 것을 권고해 왔다.

그는 최근 몽블랑 일부 구간이 마치 '러시안룰렛'과 같다고 말했다.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커다란 바위가 떨어져 내릴 가능성이 커졌기에 등산객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열 웨이'(Royal Way)로 불리는 인기 구간을 통과해 몽블랑 정상에 이르는 코스는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몽블랑의 반대편 기슭에 있는 이탈리아 휴양 도시 쿠르마유르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한 보증금 징수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로베르토 로타 쿠르마유르 시장은 현지 언론에 "산은 사유 재산이 아니다"라며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면 출입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몽블랑 '로열 웨이'를 걷는 사람들
몽블랑 '로열 웨이'를 걷는 사람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몽블랑을 사이에 둔 프랑스와 이탈리아 도시 간 '보증금'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펠렉스 시장은 2006년에도 등산객을 상대로 유료 허가증을 발급하겠다고 발표했고, 당시 쿠르마유르 시장은 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16년이 흐른 지금 몽블랑 환경이 악화했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정상이 해발고도 4천810m에 달하는 몽블랑은 이미 인기 탐방로 일부가 폐쇄된 상태다. 지난겨울 적설량이 적었던 데다 올여름 유럽에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빙하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녹아 사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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