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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진에어 사내이사 유지한 채 대표만 사퇴 '꼼수'(종합2보)

송고시간2018-05-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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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만에 대표이사 내려놔…업계 "권한은 행사하고, 책임은 피하려는 듯"

대한항공 14일 이사회 열어 조 회장 관련 안건 처리할 지 주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진에어[272450]의 대표이사를 맡은 지 49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진에어 사내이사직은 유지해 경영에 영향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에어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대표이사 변경' 안내 공시를 냈다. 조양호·최정호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정호·권혁민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23일 임기 3년인 진에어 사내이사에 취임하면서 대표이사직도 함께 맡았다.

이날 조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사내이사직은 유지했다.

조 회장이 물러난 대표이사 자리에는 지난 3월 23일 조 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줬던 권혁민 정비본부장이 복귀했다.

조 회장과 49일 만에 대표이사직을 다시 맞바꾼 셈이다.

이날 대표이사 변경으로 진에어 이사회는 조 회장이 빠진 대표이사 2인 등 사내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 등 총 8인 체제로 재편됐다.

진에어는 "이번 대표이사 변경은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에어는 3월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에도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책임경영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가 담긴 조치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대표이사·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책임경영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 대표이사에서 내려오는 것을 책임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경영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것은 경영에 따른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대해 면허취소까지 고려하며 조현민 전 부사장의 '불법 등기이사' 문제를 조사 중인 상황에서 조 회장이 책임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해 행정제재를 내릴 경우 대표이사 등을 불러 청문 절차를 진행할 텐데, 이 자리에 조 회장이 나가지 않고 경영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조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진에어에서 3월에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사내이사 가운데 조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없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겸 대한항공 전무)도 등기이사에 올라 있었지만 이를 내려놓았다.

한진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180640]은 진에어 지분 60%를 가지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이 17.8%, 조원태 사장 2.3%, 조현아 전 부사장 2.3%, 조현민 전 전무 2.3% 등 조 회장 일가 주식이 24.8%에 달한다.

이날 조치에 이어 대한항공에서도 조 회장의 지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대표이사 회장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오는 14일 대한항공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대한항공이 이사회를 열어 조 회장 직위와 관련한 안건을 처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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