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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안보리서 정면충돌…시리아 사태 결의안 표결 시도(종합2보)

송고시간2018-04-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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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일리 "시리아 어린이들 피로 두손 적셔" vs 러 대사 "중대한 파장 초래"

유엔 외교가, '결의안 부결→美 독자응징' 시나리오 무게

(유엔본부=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2건의 결의안이 안보리에 상정될 것 같다고 AFP통신이 9일 유엔본부 주재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거부권을 가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에서 반대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을 놓고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하고 있어 표결 시 상임이사국 사이에서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결국 결의안 채택은 부결되고 미국 등 서방이 시리아를 겨냥한 '독자응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앞서 시리아 반군 활동가와 일부 구조 단체는 7일 시리아 두마 지역의 반군 거점에서 정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최소 40명, 많게는 1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의 한 의료구호단체는 사망자가 최소 60명이고 부상자는 1천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9일 소집된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공격의 진상조사 결의안을 놓고 미국은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의 후견인 격인 러시아는 미국 주도 결의안에 '일부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 있다면서 독자 결의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서방이 주도하는 대 시리아 결의안에 모두 11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날 선 설전을 주고받아 시리아 사태가 오히려 군사충돌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헤일리 대사는 "전 세계가 정의를 지켜보는 순간에 도달했다"면서 "안보리가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저버렸거나 완벽하게 실패한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어느 쪽이든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안보리가 어떤 조치를 내리든, 결정하지 않든지에 상관없이 자체 행동에 들어가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헤일리 대사는 또 "화학무기 공격을 저지른 괴물은 죽은 어린이들의 사진에 충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전혀 양심이 없다"면서 러시아 정부를 '시리아 어린이들의 피로 두 손을 적신 정권'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군사공격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어떤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결정을 매우 빨리 내릴 것이다. 아마도 오늘 자정까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이 다수 사망하자 공격 주체를 시리아 정부군으로 지목하고 무려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폭격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날조된 구실 아래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유의미한 채널을 통해 미국에도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 군대는 정통성 있는 시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배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없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시리아 두마서 화학무기 공격…"사망자 100명 넘어"
시리아 두마서 화학무기 공격…"사망자 100명 넘어"

(다마스쿠스 AFP=연합뉴스) 시리아 반군 지역인 동구타 두마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 자행됐다는 보도가 나온 후 8일(현지시간) 두마의 한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시리아 반군 활동가들과 구조대는 전날 늦게 이루어진 정부군의 두마 구역 독가스 공격으로 어린이 등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화학무기 공격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시리아 반군을 중심으로 이번 공격 사망자가 40∼100명 선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다른 단체는 질식사 등으로 최소 80명이 숨졌으나, 독가스가 아닌 대피소 붕괴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여부와 그 배후 등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를 놓고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초안은 새로운 조사단을 구성하고 시리아 정부도 협조하도록 하는 내용이지만, 러시아는 구체적인 범위로 조사를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ㆍ러시아, 시리아 사태 정면충돌(PG)
미국ㆍ러시아, 시리아 사태 정면충돌(PG)

[제작 이태호, 조혜인,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미·러 '시리아 사태' 정면충돌…헤일리 "정의를 지켜볼 순간"
미·러 '시리아 사태' 정면충돌…헤일리 "정의를 지켜볼 순간"

(뉴욕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전 세계가 정의를 지켜보는 순간에 도달했다"면서 "안보리가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저버렸거나 완벽하게 실패한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쪽이든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공격이 큰 후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lkm@yna.co.kr

러시아 "대시리아 군사행동, 중대한 파장 초래할 것" 美에 경고
러시아 "대시리아 군사행동, 중대한 파장 초래할 것" 美에 경고

(뉴욕 AFP=연합뉴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해 군사공격 가능성을 열어두자, 네벤쟈 대사는 "날조된 구실 아래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유의미한 채널을 통해 미국에도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lkm@yna.co.kr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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