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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여중생 살해 혐의 시인…딸은 시신유기 공범(종합)

송고시간2017-10-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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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버지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말 들었다" 진술…수면제 탄 음료도 건네

경찰, 딸도 구속영장 신청…이씨 상대 범행동기·수법 추가조사

경찰서 들어서는 '어금니 아빠'
경찰서 들어서는 '어금니 아빠'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 씨가 1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0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이효석 기자 = 딸의 여중생 친구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살인 혐의를 시인했다. 이씨 딸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건네고 시신을 내다 버리는 데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중랑경찰서는 10일 "이씨가 딸 친구 A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씨와 딸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는 종전까지는 A양 시신을 내다 버린 사실은 인정했으나 A양을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이씨 딸은 집으로 찾아온 A양에게 수면제를 건넸고, A양이 숨진 뒤에는 이씨와 함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양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 받았다.

이씨 딸은 경찰에서 "A양에게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고 해 집으로 데려와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하고 나가서 다른 친구들과 놀다 집에 들어오니 A양이 죽어 있었다"며 "아버지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확보한 '어금니 아빠' 사건 CCTV
경찰이 확보한 '어금니 아빠' 사건 CCTV

(서울=연합뉴스) 여중생 살해 및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이번 사건의 여러 의혹을 풀 핵심 피의자인 '어금니 아빠' 이모(35·구속)씨와 딸(14)을 조사했다. 경찰은 이씨의 딸이 이달 1일 오후 중랑구 망우동 집에서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 A양의 시신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방을 이씨와 함께 승용차에 싣는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은 CCTV 화면 캡쳐. 2017.10.9 [중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seephoto@yna.co.kr

이씨 딸과 A양은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사이였고, 과거에도 이씨 집에 여러 차례 놀러온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사망한 부인이 생전 좋아했던 아이라는 이유로 A양을 부르라고 딸에게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딸은 A양이 집으로 찾아오자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제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이씨가 집안에 다수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 딸이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이기로 전날 아버지 이씨와 모의했으나, 살인 행위가 이어질 것임을 알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버지가 시킨 행동을 꼭 해야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 딸은 이후 A양 시신을 검정 여행가방에 담아 이씨와 함께 차량에 싣고 강원도 영월 야산에 버렸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이씨는 A양을 살해한 뒤 형과 지인 박모(구속)씨를 만났고, 박씨 차량을 이용한 것 외에는 특별히 다른 사람을 만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딸에게 미안하다"며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양 시신 부검 결과 성적 학대를 받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씨에게서 그와 관련한 성적 취향도 확인된 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 범행을 도운 혐의(사체유기 등)로 이씨 딸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어금니 아빠', 온몸이 문신
'어금니 아빠', 온몸이 문신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가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 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희소병을 앓아 어금니만 남아 있는 이씨는 일명 '어금니 아빠'로 불리며 자신과 같은 병을 물려받은 딸을 극진히 돌본 사연으로 10여년 전 수차례 언론보도가 되는 등 화제가 된 인물이다. 2017.10.8
uwg80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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