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中에 성패달린 유엔 새 대북제재…中 '고무줄 제재'할까 주목

송고시간2017-09-12 10:4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중국인민은행 결의이행 채비…국제사회, 中 엄격한 이행 감시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의 성패는 북한 대외무역의 거의 유일한 상대국인 중국의 철저한 이행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결의의 핵심은 북한으로의 유류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해당 제재의 대부분이 중국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의 원유 금수 조치가 포함된 초강경 초안에서 상당 부분 후퇴해 대북 유류 공급량의 30%를 차단하는 데 그쳤지만, 북한에 공급되는 유류 대부분을 중국에서 간다는 점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말로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한다고 하면서, 제재 이행을 소극적으로 한다면 이번 제재 역시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을 제외한 무역상대가 사실상 사라진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코트라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무역 국가별 의존도 가운데 중국은 지난해 92.5%로 3년 연속 90%를 넘는 비중을 기록했다.

제재 이행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형식적으로는 충실한 결의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의에 대해 그 강도를 임의로 조절하는 '고무줄 제재'를 또다시 작동시킨다면 아무런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중국은 대북 원유 및 유류 공급량에 대해 지난 2014년부터 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제재 이행의 검증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중국의 공식 통계상으로는 지난 2014년부터 대북 원유수출은 없지만 단둥(丹東)에서 신의주로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50만t가량의 원유를 무상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 공급은 그대로 두고 새로 설정된 상한선만큼만 수출량으로 계상하거나 무상 공급량을 수출량으로 양성화하는 '꼼수'를 부릴 경우 제재 효과는 사라져버린다.

아울러 현재 북중 국경지대에서 횡행하고 있는 밀수나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등 '뒷구멍'이 막혀져 있는지도 의문이 된다.

새로 제재대상에 오른 섬유제품 금수 조치 역시 제대로 단속이 이뤄질지 의문시된다.

중국은 그동안에도 대외적으로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미중 관계 또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라 북중 밀무역을 방조하거나 제재 강도를 조절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미국-중국·러시아 이견(CG)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미국-중국·러시아 이견(CG)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달 "과거에도 중국은 안보리 제재를 이행하겠다고 했다가 시간이 흐르면 다시 되돌아가는 패턴을 보였다. (중국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게 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계심을 표시한 바 있다.

중국이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 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보다는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강조하는 언사도 꺼림칙하다.

사드 배치 문제와 미국의 대중 압박 여하에 따라 중국이 제재 이행을 흐지부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은 결의이행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번 결의가 채택되기 직전 새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제재대상에 오른 개인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중단하도록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유엔 안보리 결의이행에 관한 통지'를 통해 각 금융기관들이 안보리 결의 제재명단에 오른 개인과 기업의 자사 금융거래 내용을 조회해 관련 정보가 확인되면 인민은행에 보고토록 했다.

또 관련 개인과 기관의 계좌 개설, 변경, 사용, 이체, 금융 자산 전환 등 금융거래를 즉시 중단하고, 계좌를 동결하도록 했다.

이처럼 중국이 조기에 이행 의지를 내보인 것은 유례가 드물다. 철저한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이번 대북제재의 불성실한 이행이 확인될 경우 곧바로 중국 개인과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조치에 이어 미중 무역전쟁 상황으로 타격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상무부와 공상총국도 안보리 2371호 결의 이행을 위해 북한과 합자 및 합작기업 신설과 합자기업 추가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통지를 전국에 내보냈다.

중국 지도부가 권력재편기인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대외안정 국면이 긴요해진 탓에 또 다른 갈등요인을 만들지 않기 위해 대북제재 결의를 따르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중국 소식통은 "초안보다 후퇴한 결의안의 효과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국제여론을 반박하고 미국에 성의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결의는 당분간 철저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과의 교역이 줄어드는 바람에 통행 차량이 크게 줄어든 단둥 세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과 중국과의 교역이 줄어드는 바람에 통행 차량이 크게 줄어든 단둥 세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보리서 대화 나누는 美·中 유엔대사
안보리서 대화 나누는 美·中 유엔대사

(유엔본부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11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결의 2375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후 류제이 유엔주재 중국대사(오른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이번 결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연대가 없었다면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ymarshal@yna.co.kr


jooh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