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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결] '손학규 선언' 발표…'제3의 길' 총선 전략 제시

2019-08-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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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저는 대한민국과 바른미래당에게 주어진 당면 과제에 대해, 바른미래당 대표 손학규로서, 그리고 정치인 손학규로서, 의지와 각오를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1993년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들어선 이래, 해보지 않은 일이 거의 없습니다. 국회의원을 4번 했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습니다. 제1야당의 대표를 두 번 하며 야권의 대통합도 이뤄냈습니다. 정계 은퇴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26년 동안의 정치 역정 속에서 대통령 빼고 해볼 것은 다 해본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어서, 누가 들어서더라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해서 국민이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2016년 10월 전남 강진 만덕산에서 내려올 때,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해서 대한민국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내려왔습니다. 이제 대통령 제도는 더 이상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없었습니다.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선포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제가 만덕산에서 내려온지 사흘만에 최순실의 태블릿 PC 사건이 터지고, 이어서 박근혜 정권은 무너졌습니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패권주의와 의회 무시, 그리고 거대 양당의 극한대결은 계속되고,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제왕적이었으나 대통령과 국회가 단절되면서 대통령은 아무런 능력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제게 남은 꿈과 욕심은 바로 이러한 한국정치의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는 것입니다. 의회가 충분한 권한을 갖고, 대통령과 국회가 협조해서 국정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정당간 협조와 연합으로 국정이 안정되고 원만하게 운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게 저의 마지막 꿈입니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번영을 이루고, 세계 최고 최대의 복직국가를 이룩했습니다. 통일도 이루고 EU 통합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지금은 EU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다당제 의회에서 연립정부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이룬 데 그 바탕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비슷한 인구에, 제조업에 바탕을 둔 경제 대국으로,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기술 강국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독일과 같은 정치적 안정을 꾀할 수 없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독일과 같은 합의제 민주주의를 우리의 모델로 하여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가 지금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경제가 그동안 누려왔던 고도성장을 멈추고 하강 곡선을 긋고 있으며 이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최저성장률, 수출 부진, 생산력 저하, 자영업자 도산, 실업률 상승, 저출산·고령화 등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빈곤은 심해지고 양극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제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즉 한반도 평화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작년 평창 올림픽 이후 전개되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벽에 부딪치면서 답보상태에 있고,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에 매진했지만 미국과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따돌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쏴 대면서 문 대통령을 막말로 조롱하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또한 대한민국 대통령을 조롱하면서 북한의 김정은을 비호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면서 북한과 중국·러시아는 대미 대항 체제를 공고화하고 있는 반면, 한·미·일 동맹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는 경제보복을 넘어 한미일 동맹체제를 위협하는 안보 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적 위기 속에 대통령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 수석을 법무장관에 임명하여 한국 정치를 극도의 불신과 혼란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조국 수석에 대한 여러 가지 비리 의혹이 증폭되고 있지만,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에게 조국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을 만류하고 지명 철회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조국 수석의 법률적인 문제는 차지하고라도, 지금과 같은 위중한 시기에 국론 분열의 주역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면 대통령과 정부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동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와 혼란의 중심에는 대통령 중심제와 거대 양당의 극한대결이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당은 맹목적으로 청와대 편만 들고 제1야당은 무조건적으로 여당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제1야당 대표는 지금도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여·야당이 그 존재 이유를 대권싸움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87년 체제의 제왕적 대통령제, 승자독식 양당제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한국정치의 현실인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몰아치고, 서민들이 죽어 나가고, 대한민국이 4강으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멸시와 조롱에 허덕여도, 정치권은 나몰라라 하고 정권 싸움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정치에 새판을 짜야 한다고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입니다.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 다당제가 필요합니다. 정당 간의 연합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정책적 연속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독일식 연합정치의 모형인 것이고, 이러한 제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저의 꿈이고 마지막 남은 저의 정치적 욕심인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3당을 굳건히 지켜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고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물론 바른미래당 외에도 제4당, 제5당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4당, 제5당은 극단의 이념 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우리나라에 있는 작은 정당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좌우의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고 중도의 길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당입니다.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를 하나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국가의 100년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정당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바른미래당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것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바른미래당이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다당제 의회에서 연합정치를 실현해서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그동안 내분과 내홍에 휩싸여 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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