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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위 '고공 차례상'…끝나지 않은 수납원들의 설움

2019-09-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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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을 맞았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고 길 위에서 차례를 지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인데요.

얼마 전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도 여전히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추석을 맞아 수많은 귀성, 귀경객이 지나갔을 고속도로 서울요금소.

그 지붕 위에서 절을 합니다.

76일째 고공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들입니다.

일회용 접시에 과일과 전, 떡과 나물 등을 담아 차례상을 차렸고, 조상의 신주 대신 '직접고용 쟁취'라 적힌 종이를 올렸습니다.

<도명화 /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장> "조합원님들이 많이 우시더라고요. 뭐 서러움이나 억울함이 있는 거 같고요. 저희가 이 투쟁 시작하면서 추석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같은 시각, 닷새째 경북 김천 도로공사 로비 점거 농성을 벌이는 수납원 250여명도 차례를 지냈고, 곳곳에선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현장음> "엄마, 미안해요. 엄마…"

평소에도 명절이면 잘 쉬지 못했지만, 이번 추석에 이들은 유독 서럽습니다.

재판에서 이기고도 농성을 해야하는 처지가 전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2주 전, 대법원은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며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소송에 참여한 사람 중 자회사 고용을 거부했던 나머지 499명만 직접 고용하겠단 입장입니다.

요금수납원은 모두 6,500여명.

이 중 5천여명은 자회사로 옮겼고,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인원은 1,500명에 달합니다.

이 중 1,000여명도 직접 고용을 놓고 1, 2심 재판을 진행 중인데, 이미 대법원이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줘 패소 가능성이 높은데도 공사 측은 재판을 지켜보겠다며 직접 고용을 미루고 있습니다.

공사가 시간끌기로 명절에 직원들의 애꿎은 설움을 키우고 있단 비판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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