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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부서진 '금녀의 문'…이란축구 변화 촉발 '블루걸'을 아시나요?

2019-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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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0일 캄보디아와 카타르월드컵예선전이 펼쳐진

이란 테헤란 아자스타디움

입장권을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성이

좌석 번호를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이란 국기를 흔들며 여성끼리 포옹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응원 도구를 이용해 격한 응원도 한다

월드컵 예선전이 펼쳐지는 곳이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하지만 이란 여성들이 스타디움에 오기까지는

38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

특히 '블루걸'이라고 불리는 한 여성의 희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종교 국가가 된 이후 여성의 대외 활동을 제한해 온 이란

1981년부터는 남자 축구 경기에 여성 팬이나 여성 취재진의 입장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이 때문에 이란 여성들은 남장하고 경기장에 몰래 잠입하기도

이란 축구팀 FC에스테그랄의 상징인 파란색을 따 '블루걸'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사하르 호다야리

올해 3월 테헤란에서 프로축구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체포돼 구속되었다

그러나 9월 2일, 호다야리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법원 밖에서 분신, 일주일 후 사망했다

"친애하는 사하르가 분신, 사망했습니다"

"사하르는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응원했는데, 우리는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절망 가득한 에스테그랄의 입장문

사하르 호다야리는 축구를 사랑하는 29세의 이란 여성이었다

"지금은 2019년이다"

호다야리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축구팬들도 분노하고, 절망했다

작년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막을 경우 이란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 나설 수 없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던 국제축구연맹(FIFA)

FIFA도 다시 한번 이란 정부를 압박했다

블루걸의 죽음 후 국내외의 따가운 비판을 받은 이란 당국

결국 38년 만에 여성들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했다.

종교를 이유로 수십 년간 여성의 축구 관람을 금지한 이란

그리고 이에 항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성 축구팬

이란 블루걸의 죽음은 이란 사회에서 '남녀차별'이라는 철옹성을 깨뜨리는데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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