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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어르신, 손수 지팡이 만들어 5년간 4천개 나눠

2019-12-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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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순을 넘긴 나이에 손수 나무를 깎아 만든 지팡이를 수년째 이웃에게 나눠주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목수였던 경험을 살려 재능기부를 하는 것인데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선물한 지팡이가 4천개에 달합니다.

이승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기다란 원목을 대패로 깎습니다.

모난 곳이 없도록 톱과 조각칼로 정성스럽게 다듬습니다.

손잡이는 나무토막에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낸 뒤 망치와 끌로 수차례 다듬기를 거듭해 완성됩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도 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가볍고 튼튼한 참죽나무와 은행나무를 사용합니다.

손잡이와 막대기를 연결하니 지팡이가 완성됩니다.

올해 93살인 서재원 할아버지는 2015년부터 손수 지팡이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서재원 / 충북 보은군 산외면> "금년이 5년째인데…보은군을 비롯해서 괴산군, 청주시 전국에 보낸 것이 4천개는 될 거야."

원목 확보부터 도장까지 직접 하기 때문에 재료비가 적지 않게 듭니다.

젊은 시절 목수였던 재능을 살려 취미 삼아 시작한 일인데, 지팡이를 만들면서 보람도 찾고 더 건강해졌다고 말합니다.

<서재원 / 충북 보은군 산외면> "의사도 못 고치는 병을 지팡이를 깎기 시작해서 고쳤어…돈이 들어가도 아깝지 않아. 왜? 내가 이렇게 활동하고 건강하니까."

올해도 괴산, 보은, 청주 등지에 지팡이 1천여개를 기증했습니다.

6·25 전쟁 참전 용사이기도 한 서 할아버지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이웃에 정을 베풀고 장수의 기운도 나누고 있습니다.

<서재원 / 충북 보은군 산외면> "내 몸뚱이가 허락하는 한은 만들 거야…제가 만드는 한 원하는 데가 있으면 자꾸 나눠줄게."

연합뉴스 이승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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