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하단 메뉴 바로가기

[뉴스피처] 돌싱과의 만남,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나요?

2020-01-16 08: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서울=연합뉴스) 최근 인기 유튜버 윰댕이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대도서관과 결혼 전에 이혼했고 10살 아들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후 윰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윰댕의 고백에 많은 시민은 댓글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누리꾼 수련 씨는 "대단한 용기"라며 "앞으로 행복한 가정, 따뜻한 미래를 응원한다"고 남겼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 최희정 씨는 "극히 개인사일 뿐 죄송하실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시민들도 사랑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김민철(가명) 씨는 "개인 사생활적인 부분이라서 나중에라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혼과 초혼과의 결혼은 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7년 한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커플이 전체 커플의 2.3%에 해당했습니다.

이는 10년 전의 1.8%보다 늘어난 것인데 아이가 있어도 괜찮다는 인식도 함께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 커플매니저 현소영 팀장은 "과거엔 재혼 분들의 프로필을 좀 받아 볼 수 있는지 물어보면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멋지고 호감도 있는 재혼 프로필을 받아 볼 수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한 조사에 따르면 수용 가능한 상대방의 이별 경력 횟수는 '단 한 번'이 80.7%를 차지했습니다.

또 재혼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로는 '소통능력'이 35.7%로 1위를 차지했고 자녀 유무 및 양육 문제가 24.5%, 상대방의 이별 이유가 18.9%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할까요? 시민들에게 돌싱과의 만남에서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서울시 강남구에 사는 박철수(가명) 씨는 "서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아이를 책임지고 아낄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답변에는 미세한 온도 차가 느껴졌습니다.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한병수(가명) 씨는 "한참 연상인 여성과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자식이 있든 없든 좋으면 결혼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 아이가 그런 경우라면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결혼 연령이 높아진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엔 부모의 반대가 큰 벽으로 작용했지만 이미 부모에게서 독립해 경제적 자립을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해졌다는 겁니다.

또한 자식이 늦게까지 결혼을 안 한 상황에서 부모가 반대할 경우 나이가 들어서도 혼자 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부모가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혼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과는 별개로 재혼을 초혼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반드시 재혼 예비교육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 행복한 재혼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겁니다.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조은숙 교수는 "재혼 가족에 대한 연구를 쭉 살펴보면 다른 어떤 부분보다 계자녀를 양육하는 대부모의 역할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무리하게 첫날부터 '아빠, 엄마라고 부르라'란 것부터 초혼 가족과 동일하게 될 것이란 생각까지 재혼에 대한 잘못된 환상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초혼과 동일한 어떤 기대를 품지 않고 우리는 나름의 생활양식을 만들어 나간다는 예비교육이 되지 않으면 다시 이별을 겪을 위험도 커진다"며 "실제로 재혼한 사람들의 이혼율이 두 배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국 어디에도 재혼 예비교육을 해주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에서 할 수 없다면 종교단체, 여의치 않으면 결혼정보회사에서라도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조은숙 교수는 "이혼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재혼이 늘어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추세로 초혼자가 '돌싱'과 결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재혼이 초혼인 척하고 살아서는 안 된다. 재혼이 떳떳한 일이고 잘못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재혼으로서 겪을 어려움에 대해 도움을 받고 배우면서 건강한 재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다섯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은 재혼일 정도로 재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많아진 요즘.

예상치 못한 갈등을 피하고, 재혼 생활이 더욱 행복해지려면 가정과 유관기관에서 좀 더 큰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왕지웅 기자 김정후 인턴기자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