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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코로나19가 아프리카 숲을 위기에서 구했다고?

2020-04-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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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피 흘리는 나무" 지난달 영국 BBC '아프리카의 눈' 방송.

세네갈의 불법 벌목 현장이 방영됐다.

도끼에 찍히면 피처럼 붉은 수액을 내뿜는 '로즈우드'(장미목).

세네갈 등 아프리카 많은 지역에서 수출이 금지된 보호종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엄청난 양의 장미목이 사라졌다.

아프리카에서 장미목 벌목이 성행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장미목 가구 사랑.

중국 신흥 부자들 사이에 명·청 시대 스타일로 재현한 고급 가구가 인기를 끌면서 장미목 수요가 폭증했다.

수백 년에 걸쳐 매우 천천히 자라는 장미목. 동남아에서 자라는 장미목만으로는 중국인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서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장미목까지 사들이기 시작한 중국인들.

국제 환경단체 '환경조사기구'(EIA)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불법으로 벌목, 중국으로 수출된 장미목은 약 600만 그루다.

장미목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른 보호 대상이다.

대규모 장미목 불법 벌목·수출은 장미목 관련 품종에 위기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사막화를 부추긴다.

14억 인구의 중국이 관심을 가져 멸종 위기에 빠지는 자연 동식물은 다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 의심받는 천산갑.

중국에서 '정력제'라는 소문이 돌면서 밀렵이 성행했고 2016년 멸종 위기에 있어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CITES 부속서 1항'에 포함됐다.

'차이나 머니'를 노린 벌목꾼들에 의해 사라져가던 아프리카의 장미목.

그런데, 코로나19가 장미목을 살리고 있다?

지난달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에라리온에서 장미목 불법 거래에 쓰이던 트럭이 텅텅 비었고 베어낸 목재에는 먼지가 쌓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인들이 아무도 이곳에 오지 않는다"

"중국인들이 유일한 고객이었다"

과거 37년간 한 숲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던 현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덕분에 기쁘다"며 "사람들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숲이 잘려 나갈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서운 질병이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자연을 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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